국회본회의장 담배 뻑뻑(출처 : 경향DB)




요즘 담배 피우는 사람은 정말 갈 곳이 없다. 건물 전체가 금연빌딩이 되면서 이 추위에 건물밖에서 오들오들 떨며 담배를 피워야 한다. 길거리는 물론, 공원에서도 담배를 못피운다. 게다가 올해부터 정부의 금연정책이 확대되면서 공공기관은 물론, 공중이용시설의 실외, 45평 이상 식당, 술집에서도 금연이다. 이를 어기면 업주는 500만원, 담배를 피운 사람은 1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2015년부터는 모든 음식점 등에서 금연이다. 그래서 “담배를 끊은 것도 독한×지만, 아직까지 담배를 피우는 ×도 독한×”이라는 우스개 소리를 한다.


사진은 1970년대 초 국회 본회의장 모습이다. 맨위 신민당 소속 김영삼 의원이 있고 맨아래, 김대중 의원이 줄기차게 담배를 피우고 있다. 중간에 여성 중진인 박순천 의원이 있고, 맨 왼쪽에는 당 최고 책임자인 김홍일 총재가 있는데도 두 사람(비록 후에 대통령이 됐지만)은 담배를 뻑뻑 피운다. 김대중 의원과 맞담배를 피는 사람은 당시 공화당 2인자인 김택수 의원인데 그 역시 파이프 담배를 즐기는 해비스모커였다. 그러니까 여야 수뇌부들이 둘러앉아 줄담배를 뻑뻑피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국회 본회의장, 게다가 여성 의원을 둘러싸고. 지금으로선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물론 두 사람은 후에 앞서니, 뒷서니 대통령이 됐다. 김대중 의원은 한참후인 1983년에야 비로서 담배를 끊었다. 그리고 대통령이 된 그는 2001년 1월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세수가 줄더라도 국민이 담배를 피우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고 지시하기도 했다.


당시 여야 수뇌부가 이렇게 담배를 피운 이유는 3선 개선이후 ‘안개정국’ 때문이다. 이때 박정희 대통령은 대통령을 세번하기 위해 오랜 동지인 JP(김종필)를 내쳐버렸다. 공화당 김택수 의원은 3선 개헌에 반대했던 JP파 였다. 그러니 자신의 거취도 불투명해 적잖이 초조했던 상황이었다. 적과 동지도 불투명했던 바로 그 시절, 여야 수뇌부는 안개정국의 답답함을 달래기 위해 줄담배를 피웠던 것이다.


40년이 지난후 ‘안개정국’을 만든 바로 주인공인 박정희 대통령의 딸 박근혜씨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런데 요즘 인수위원회에서 돌아가는 내용을 전혀 밝히지 않아 ‘불통 인수위’ ‘깜깜 인수위’ ‘안개 인수위’라는 말이 나온다. 부친으로부터 배우지 말아야 할 것을 배우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정치는 가능한 개방하고 예측 가능해야 한다. 그래야 정치인은 물론, 국민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답답하고 짜증나는 정치는 줄담배 이상으로 국민의 생명을 위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