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남북정상회담록 사실 왜곡 파문


서상기 정보위원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남북정상회담 발언록을 상당히 왜곡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논란의 핵심인 북방한계선(NLL)발언은 어디에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서 정보위원장은 “대화가 아니고 ‘보고’하는 수준”이라며 “제 말이 조금이라도 과장됐다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이 내용은 보수언론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이 회담 내내 굴종적 태도를 보였다고 보도됐다.


그러나 25일 국가정보원이 공개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전문에 따르면, 문제의 보고 대목은 노 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6자회담에 관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는데 조금전에 보고를 그렇게 상세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돼 있다. 즉 새누리당 주장과 정반대로 김 위원장이 김계관 당시 외무성 부상을 불러 노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이다.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이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무엇보다 지난해 10월 대선과정에서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이 노 전 대통령이 했다는 NLL 포기 발언 역시 전문에는 없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NLL 포기는 눈씻고 봐도 비슷한 말이 없다”며 “안보군사지도위에 평화 지도를 그려보자는 발언은 아무리 소극적으로 해석해도 서해평화협력지대를 만들려는 설득이었다”고 말했다.


회담이 반미적 기류였다는 새누리당 주장과 달리 오히려 미국을 포함한 평화선언을 우리가 선제적으로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 전 대통령은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한반도 평화체제 포럼을 출발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며 “도움이 된다면 부시 대통령이 제안한 방식대로 3국 정상이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전쟁이 끝나는 것을 공동으로 선포한다면 평화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될 수 있다고 이렇게 생각한다”면서 “노무현 대통령께서 관심이 있다면 부시 대통령하고 미국 사람들과 사업해서 좀 성사시켜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이 전문을 읽어보지 않고, 문맥을 잘못 기재한 발췌문만 보고 사태를 잘못 판단했거나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이 전문공개를 취소한 것도 뒤늦게 이런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 외교안보 인사들은 이날 "국정원과 새누리당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악의적으로 짜깁기한 발췌록을 가지고 정쟁의 수단으로 활용한 것"이라며 "정문헌, 서상기 의원과 남재준 국정원장 등은 엄중하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여야는 이날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 국회에서 국정조사를 실시해 진상을 규명하기로 합의했다.



청와대·각 부처·일부 언론사 해킹…사이버 경보발령


25일 청와대와 국무조정실 등 일부 정부부처, 언론사 등에 대한 전면적 해킹사태가 발생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10시45분을 기해 사이버위기 ‘관심’ 경보를 발령한데 이어 오후 3시40분에는 '주의' 단계로 높여 발령했다.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위대한 김정은 수령’ 등의 메시지가 화면 상단에 붉은 글자로 나타나는 해킹사태가 발생했다. 비슷한 시간 안전행정부·미래부·통일부의 홈페이지에도 접속 장애가 발생했고, 일시적으로 스포츠서울, 건설경제, 이투데이 등의 언론사 홈페이지와 서버가 다운됐다. 새누리당의 일부 시도당 인터넷 홈페이지도 해킹으로 의심되는 장애가 발생했다.


정부는 합동조사팀을 꾸려 원인 조사에 들어갔지만, 공격 주체를 아직 확인하지는 못했다. 이번 해킹은 국제해커그룹인 어나니머스가 북한의 조선중앙통신과 구국전선 등 46개 웹사이트를 해킹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보복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부는 “일부 정부부처 홈페이지의 접속 장애는 정부통합전산센터 도메인 네임 시스템(DNS)의 트래픽 장애에서 비롯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청와대 해킹과 연관성이 있는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