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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 현금 은행에서 사라진다…저금리·세금 때문

 

우리·국민·하나·신한·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거액 정기예금이 3만7951개 계좌 231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이것은 지난해 8월 말 4만210개 계좌 248조7000억원에서 1년 만에 2259개 계좌, 17조2000억원의 현금이 은행에서 빠져나간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거액 예금 계좌는 2007년 상반기 3만4000개 계좌에서 2012년 상반기에는 6만개 계좌, 380조원으로 꾸준히 늘어왔다. 5년만에 거의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이 기간중 1억원 이하 소액금액 계좌는 증가율이 50%가 안돼, 이 기간동안 돈많은 자산가들의 현금이 대거 은행으로 몰렸다.

 

 

최근 한국은행에서 시중은행 현금수송요원들이 현금을 나르고 있다. (경향DB)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거액 예금은 5만5000개 계좌에 377조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고, 올해 들어 감소세는 더욱 심해졌다. 한 마디로 거액의 돈을 가진 자산가들이 은행에서 돈을 빼 떠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가속화되는 것은 저금리 기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고액 자산가들이 세원 노출 등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 정부에서 금융소득 누진 과세가 4000만원 초과에서 2000만원 초과로 확대되는 등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가 본격화되자 고액 자산가들이 현찰이나 금괴, 주식형 펀드 등 자신이 노출되지 않는 자금 운용줄로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한 프라이빗뱅킹(PB) 담당자는 “고액 자산가들이 자금노출 회피 목적으로 돈을 빼는 것 같다”며 “은행의 거액 예금은 당분간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거액 현금 자산가들이 은행예금을 회피하는 것은 은행의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안정적인 가계예금이 변동성이 큰 기업예금으로 바뀌면 지급결재의 리스크가 커진다. 금융전문가들은 “확실한 거액 예금주의 이탈은 안정적인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어 은행의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각 시중은행들은 거액 현금 자산가의 이탈을 막기 위해 ‘글로벌 자금관리 서비스’ 를 도입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거액 자산가의 은행이탈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펑크 위기 양육수당…결국 서울시 빚으로

 

이달말 무상보육 예산이 ‘부도 위기’에 몰린 가운데, 정부와 서울시 힘겨루기에서 결국 서울시가 자체 빚으로 위기를 넘기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5일 “아이들의 해맑은 미래를 놓고 더는 중앙정부의 태도 변화를 기다릴 시간이 없다”며 “서울시가 2000억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발행한 지방채와 추경, 그리고 국비 지원을 모아 일단 연말까지 무상보육 예산을 지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서울시의 지방채 발행은 올 연말까지 4개월분으로 내년에도 비슷한 사태가 벌어진다는 점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근본적인 문제해결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박 시장은 “올해는 이렇게 넘어가지만 지금처럼 열악한 지방 재정으로는 내년에는 정말 어찌할 수가 없다”면서 “이젠 중앙 정부와 국회가 답할 차례”라며 영유아보육법 처리를 촉구했다. 현재 서울시의 재원 부담 비율을 80%에서 60%로 낮추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중이다.

 

 

서울·인천·경기, 무상보육 국고보조 확대 거듭 촉구 (경향DB)

 

서울시의 지방채 발행은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6900억원을 발행한 이후 3년 만이다. 박 시장은 “올해 서울시의 재정 상황은 경기 침체 때문에 약 4000억원의 세수 결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지방세연구원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연 ‘취득세 인하,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정책토론회에서 “취득세 인하와 복지부담 확대로 정부는 7조원에 이르는 지방세수 보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원 하능식 연구위원은 “이를 위해 지방소비세 비율을 현행 5%에서 16%까지 인상해야 한다”면서 “무상보육 지자체 부담 비율을 서울은 현행 80%에서 60%로, 그외 지방은 50%에서 30%로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