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에서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은 ‘피식 장관’이라고 불렸습니다. 국회에서 의원의 질의에 피식 비웃었기 때문에 붙은 별명이지요. 당시 노 대통령이 국회에 비굴하지 말고 당당하게 처신하라고 주문했기 때문인지 참여 정부에선 이렇게 간이 크다 못해 ‘난닝구’ 밖으로 튀어나온 장관이 많았습니다. 심지어 이해찬 총리는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서 핏대를 세우며 국회의원을 면박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국회에 대드는 국무위원의 행위는 옳은 일이 아니고 ‘간 큰’ 장관은 대부분 단명에 그쳤습니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얼마 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와 함께 원산지 표시제를 확대 실시함으로써 정부가 토양에서 식탁까지 국민의 먹을거리 안전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당당히 말했습니다. 수입되는 미국산 소의 이상 여부를 판별하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검역관과 간담회 자리에서입니다.
그런 ‘가련한 이미지의 장관’이 시행하는 정책에 국민이 신뢰를 가질 리 만무하지요. 이번 촛불 정국에서 과거 공안검사 능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는 김경한 법무부 장관의 별명은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이랍니다. 공안부장 정도가 해야 할 역할을 장관인 자신이 다 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노무현 정부에선 간 큰 장관이 많았는데 왜 이명박 정부에선 왜소한 장관이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액수가 훨씬 늘어났을 겁니다만 장관과 국장의 차이가 엄청나지요. 별명 기준으로 본다면 계장급 혹은 과장급인 장관은 자신의 능력보다 무려 4~5배 보수를 더 받고 있는 셈이지요. 좋습니다. 능력보다 많은 보수를 받아도 좋습니다. 일만 잘하면 뭐라고 하겠습니까. 그런데 이게 뭡니까. 하기야 이명박 대통령도 ‘버럭 과장’이라는 별명을 얻었으니 더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만…. 2008/07/15 (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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