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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캡슐

JP, 회고록 안 쓰나 못쓰나 ■원희복 기자의 타임캡슐(44)JP, 회고록 안 쓰나 못쓰나 김종필 전 국무총리(JP)가 12월 10일 오랜만에 국회에 돌아왔다. 역대 최다선 의원(9선) 의원의 한 사람으로 자신의 호를 딴 기념사업회 창립총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87세 JP는 뇌졸중 후유증으로 거동이 불편했다. 선글라스를 끼고 휠체어에 앉은 그의 모습에서 시간의 흐름을 깨닫게 된다. 그가 말한 “생로병사중에서 생로병까지 왔다”는 말은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죽음(死) 밖에 없다는 것을 스스로 고백한 것이다. 근 6년 만에 국회에 ‘돌아온 JP’가 한 이 말은 일면 비장하게 들린다. 그가 이번에 국회에 돌아온 것은 5년 10개월만이라고 한다. ‘돌아온’이라는 말은 JP에게 낮설지 않은 단어다. ‘돌아왔다’가 익숙했다는 것은 그.. 더보기
박창신 신부와 지학순 신부 ■원희복 기자의 타임캡슐(43)박창신 신부와 지학순 신부 가톨릭과 박근혜 정권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4일 ‘저항은 믿음의 맥박이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사제들은 “관권 부정선거에 고백하고 대통령의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했는데 불통과 독선, 반대세력에 대한 탄압으로 일관하는 공포정치의 수명은 길지 않다”고 일갈했다. 그동안 숱한 학생, 교수, 원로들의 시국선언에도 오불관언,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국정을 운영하던 박근혜 대통령이 박창신 신부의 퇴진요구에 파르르 떨며 ‘용납하거나 묵과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청와대, 법무부, 보수언론이 난리를 떨었다. 정의구현사제단은 ‘종북구현사제단’으로 매도됐다. 이에 사제들은 “사제단에까지 이념의 굴레를 뒤집어 씌워.. 더보기
서청원과 이석기는 동지(同志)? ■원희복 기자의 타임캡슐(41)서청원과 이석기는 동지(同志)? 7선의 서청원 의원이 광폭의 행보를 하고 있다고 한다. 국회 최고 권위자인 강창희 국회의장이 6선이고, 새누리당에서 정몽준 의원과 함께 최다선이니 그럴 만도 하다. 서 의원은 최소한 하반기 국회의장은 따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아무 연고 없는 화성에 그토록 비난을 무릅쓰고, 그것도 보궐선거로 국회에 들어오려 한 이유가 바로 그것일 것이다. 서청원 의원은 조선일보 기자 출신으로 5공화국 전두환 정권 시절 어용 야당 민한당으로 정치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재야 언론인 생활도 함께 했다. 그는 이 시절 정치활동이 금지된 정치인과 재야인사들이 만든 민주산악회 기관지인 편집인을 지냈고, 김영삼(YS)의 상도동과 김대중(DJ)의 동교동이 처음으로 손을 .. 더보기
심기경호? 비극의 씨앗 ■ 원희복 기자의 타임캡슐(40)심기경호? 비극의 씨앗 요즘 정치권에서는 민주주의 후퇴, 과거로 회귀라는 말이 공공연하다. 불행한 것은 재론되지 않아야 할 용어까지 다시 등장하는 것이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심기경호’라는 용어이다. 이 말은 1974년 차지철 경호실장이 취임하면서 경호실은 대통령의 신변을 경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심기까지 경호해야 한다며 주창한 것이다. 절대 권력자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요인까지 제거해야 한다는 이 무서운 논리로 차지철 경호실장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사진은 바로 그 심기경호의 주인공들이 공교롭게 카메라 한 앵글에 잡힌 모습이다. 1976년 청와대 경호실 훈련장 준공식에서 박정희 대통령과 차지철 경호실장이 나란히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그런데 두 사람.. 더보기
재야시대 다시 도래하나? ■원희복 기자의 타임캡슐(39)재야시대 다시 도래하나? 거창할 것도 없지만 민주주의는 ‘자신과 다른 다양한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다. 자신과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체계, 획일 지상주의를 전체주의라고 부른다. 1970년대~80년대 ‘재야’라는 단어가 있었다. 누가 맨 먼저 쓴 용어인지 모르지만 다들 그렇게 불렀다. 집권자 측에서 보면 이들은 ‘제도권 밖에서 체제를 전복하려는 세력’이고, 국민의 입장에서는 ‘양심적이며 선명한 민주화 세력’으로 통했다. 물론 이들은 처음부터 재야가 아니었다. 집권층이 각종 불법 혐의를 씌워 제도권 밖으로 쫒아버린 거였다. 해직 교수, 해직 교사, 해직 노동자, 해직 언론인이 양산됐다. 심지어 종교에도 문익환은 재야목사로, 문학에서 박노해는 ‘얼굴 없는’ 재야시인으로 통했다. .. 더보기
정치신선? 웃기는 소리 ■원희복 기자의 타임캡슐(38) 정치신선? 웃기는 소리 최근 경기 화성 보궐선거로 당선된 서청원 의원을 보고 ‘정치 신선’이라고 평가한사람이 있다.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이 “7선 국회의원이 되면 정치에서는 신선의 경지”라고 말한 것에서 비롯된 것 같은데, 이는 정치판 물정을 전혀 모르는 소치이다. 신선이라면 ‘도를 닦아 인간세계를 떠나 선계의 세계를 노니는 존재’이다. 인간세계와 신선의 세계를 넘나드는 신화의 주인공, 아니면 최소한 정치를 예술처럼 해야 한다. 그런데 서 의원처럼 세속적인 정치판에서 벼라별 잡다한 행위로 별을 둘이나 달고, 게다가 ‘친박연대’와 같은 정당도 아닌 개인 우상조직을 만든 사람을 ‘신선’에 비유하는 것은 정말 넌센스다. 기자는 우리 정치판에서 나름 ‘신선’ 처럼 오간 사람으.. 더보기
이동화와 박준규의 같음과 다름 ■원희복 기자의 타임캡슐(37)이동화와 박준규의 같음과 다름 최근 한 육군 장성이 ‘진보’를 ‘종북’ 혹은 ‘패륜’으로 매도하는 책을 써 물의를 빚고 있다. 이상현 5군단 부군단장이 출간한 이라는 책이 그것이다. 이 소장은 “그들이 신봉하는 혁신적 가치인 공산주의 사상을 강요하는 행위를 바로 ‘진보’라 할 수 있다”고 자기 ‘꼴리는 대로’ 진보에 대해 정의를 내렸다. 그리고 이 소장은 “그들이 추구하는 ‘진보적 가치’, 그리고 그를 추종하는 ‘진보세력’, 이것이 좌익세력이 주장하는 진보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매도하고 “진보는 전통적 가치를 배제하는 부모경시와 같고, 보수는 전통적 가치를 고수하는 부모 공경”이라고 말도 안되는 정의를 내렸다. 진보를 도덕적 패륜으로 비약시키는 논리전개가 전혀 객관적이기도,.. 더보기
'왕실장' 김기춘과 이후락 ■원희복 기자의 타임캡슐(36)‘왕실장’ 김기춘과 이후락 박근혜 정부에서 최고실세는 ‘왕실장’이라는 것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다. 그 왕실장은 바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다. 요즘 그의 위세는 총리는 물론, 국회의장, 대법원장보다 높아 보인다. 그는 얼마전 자신의 이런 평가가 부담스러웠는지 “나는 대통령의 뜻을 전달하는 승지(承指)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가 취임하자마자 달라진 정국을 보면 그의 ‘역량’이 그대로 드러난다. 박근혜 대통령은 김용준 총리후보 인사에서 어긋나기 시작해 김동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내정자, 김병관 국방부장관 내정자 등을 통해 망사(亡事)가 됐고, 윤창중 대변인 추행으로 정점을 찍었다. 채동욱 검찰총장의 검찰은 국정원과 경찰의 대선개입 의혹을 수사.. 더보기
28년전 국시파동 주인공의 기개 ■원희복 기자의 타임캡슐(35) 28년전 국시파동 주인공의 기개 “우리나라의 국시(國是)가 반공입니까? …이 나라의 국시는 반공이 아니라 통일이어야 합니다.… 통일이나 민족이라는 용어는 공산주의나 자본주의보다 위에 있어야 합니다.” 이런 발언을 요즘 현역 국회의원이 했다면? 아마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과 비슷한 ‘종북주의자’로 치부돼 국가보안법 혹은 반공법, 조금 심하면 내란죄 예비음모로 구속됐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발언은 정확히 28년전인 1986년 10월 13일 국회본회의장에서 유성환 의원(신민당 경북 칠곡)이 한 발언이다. 물론 유 의원은 이 발언으로 현역의원 신분으로 구속되는 이른바 ‘국시파동’의 주인공이 됐다. 이 국시파동은 현역의원의 불체포·면책 특권에 대한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이 사건은.. 더보기
윤상현의 우지기관총과 이석기 사건의 BB탄 ■원희복기자의 타임캡슐(34) 윤상현의 우지기관총과 이석기 사건의 BB탄 전두환씨가 결국 안내고 버티던 추징금을 내기로 했다. 처남을 구속하는 등 검찰의 집요한 추적에 두 손을 든 것이다. 알고 보니 전씨 자식들은 엄청난 재산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출판사를 하며 사회에 기여하는 문화사업을 하는줄만 알았던 장남은 골동품에 미술품까지 손을 댄 사업가였고, 별 직장생활을 않은 두 아들은 엄청난 부동산과 사업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전씨의 장남 재국씨는 검찰청사 앞에서 사과성명을 발표하면서 미납추징금을 납부하겠다고 밝혔다. 장남 재국씨의 검찰청사 앞 사과성명을 보니 25년전인 1988년 11월 23일 전두환씨의 연희동 골목 사과성명이 생각난다. 당시 전씨는 자신의 재산 139억원을 헌납하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