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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캡슐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이 우선 할 일 ■원희복 기자의 타임캡슐(33)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이 우선 할 일 아는지 모르지만 박근혜 정부에 ‘국민대통합위원회’라는 것이 있다. ‘내재된 상처와 갈등을 치유하고, 공존과 상생의 문화를 정착하기 위한’ 대통령 자문기구이다. 말 그대로라면 정부 기능을 뛰어넘는 이상향이 집약된 조직이다. 비록 실행력은 없지만 국민통합에 대한 기본 방향과 국가전략, 문화확산 등을 대통령에게 자문하도록 돼 있다. 우리와 같이 지역으로 분열되고, 부의 양극화가 극심하고, 역사 인식으로 갈등빚고, 특히 이념의 극단적 대립 상황에서 국민대통합위원회는 매우 시대 요구에 부합하는 기관이 아닐 수 없다. 한광옥 위원장이 말마따나 ‘국민대통합은 온 국민의 소원인 통일의 인프라’라는 규정은 분단국가인 우리에게 진정 소망스런 화두이다. 사.. 더보기
한독당 김두한과 진보당 이석기 ■원희복 기자의 타임캡슐(32)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은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인한 촛불정국 등 모든 정치 현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위기의 국정원은 내란을 수습한다는 명분으로 국정운영의 중심에 섰다. 그나마 국정원을 수사하던 검찰은 총장의 혼외 아들설로 주춤하는 분위기다. 현역 의원의 내란음모는 아마 1966년 1월 한국독립당 김두한 의원 이후 처음 아닐까 한다. 한독당의 기원은 1930년대 상해 임시정부시절까지 올라간다. 해방 후 김구·신익희·이시영 등의 민족주의자들이 당을 재건했지만 남한만의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하고 설상가상 김구 주석의 암살로 구심점이 사라졌다. 절치부심 한독당은 1965년 항일 무장투쟁 김좌진 장군의 아들인 김두한 후보를 보궐선거에 당선시켜 원내에 진출했다. 한.. 더보기
내란을 획책했던 새누리당 선배들 ■원희복 기자의 타임캡슐(31)내란을 획책했던 새누리당 선배들 근 30여년만에 ‘내란음모’라는 무시무시한 단어가 등장했다.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을 비롯해 민주노총 등 노동·사회단체 사람들이 한 등산 모임에서 유사시 국가 주요시설을 점거하려 했다는 것이 국정원의 주장이다. 국고보조금을 받는 공당과 현역 국회의원이 내란을 획책했다는 것인데, 그말이 사실이라면 충격적이다. 내란음모라는 무시무시한 범죄혐의는 1980년 당시 유력 정치인 김대중(후에 대통령 역임)에게 ‘광주 민중봉기를 통해 대한민국을 전복하려 했다’는 혐의가 적용된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유력 정치인도 아닌 일개 전국구 초선의원이 내란을 꾀할 역량이 있는지 여부는 법정에서 가려질 일이다. 전두환·노태우 시절에는 감히 내란음모 혐의를 적용하지 못.. 더보기
‘3·15 부정선거’에서 ‘구로구청 사태’까지 ■원희복 기자의 타임캡슐(30)’3·15 부정선거’와 ‘구로구청 사태’의 교훈 드디어 ‘최악의 단어’가 튀어 나오고 말았다. 바로 ‘3·15 부정선거’라는 단어이다. 3·15 부정선거란 1960년 3월15일 이승만 대통령이 4선 장기집권을 위해 자행한 불법선거를 말한다. 결국 이 부정선거로 4·19혁명이 일어나 이승만 대통령은 대통령에서 물러나 하와이로 쫒겨갔다. 선거관리 책임자였던 내무부 장관은 사형에 처해졌다. 이런 사상초유의 부정선거를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에 비유했으니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발끈 한 것이다.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은 23일 흥분한 표정으로 “민주당은 금도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말했고,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도 “지난 대선을 3·15 부정선거와 비교한 것은 대국민 흑색선동”이라고 .. 더보기
새누리 김재원…예의·굴종·과하지욕? ■원희복 기자의 타임캡슐(29) ‘예의’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기본적 미덕이다. 아무리 능력이 출중해도 ‘예의 없다’는 말 한마디로 그 사람의 됨됨이는 판정 끝이다. 그러나 예의에도 중용의 도가 있다. 예의가 지나치면 오히려 실례라는 과공비례(過恭非禮)라는 말도 그래서 생겼을 것이다. 얼마전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김재원 의원으로부터 받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가 화제가 되고 있다. 게다가 김무성 의원은 90도 절하는 김재원 의원의 어깨를 두드리는 사진을 놓고, ‘예의이냐 굴종이냐’ 논란에서부터 ‘조직폭력배 같다’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새누리당 비공개 간부회의에서 김무성 의원이 지난 대선 부산유세에서 노무현-김정일 NLL회의록을 줄줄 읽었다고 발언했다. 이 사실이 언론에 .. 더보기
엉엉우는 YS…“울어야 대통령된다” ■원희복 기자의 타임캡슐(28)정치인은 좀처럼 남에게 눈물을 보이지 않는다. 눈물은 패배를 시인하는 것이고, 이는 곧 정치생명의 끝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울고 싶을 때 혼자 산속에 들어가 실컷 울고 나온다고 고백하는 정치인도 있다. 정치인은 당장 저녁쌀이 떨어져도, 차비가 없어 걸어가더라도 여유를 부린다. 구속될 것이 뻔한데도 웃으며 검찰청사에 들어가는 사람이 정치인이다. 특이하지만 얼마전 정계를 은퇴한 ‘왕바보’ 김정길 전 행자부장관은 ‘눈물’로 첫 금배지를 단 경우다. 김 전 장관은 부산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부산 영도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했으나 계속 낙선했다. 그러자 그는 타이탄 화물트럭 뒤에 혼자 올라 아무 말도 없이 ‘엉엉’ 울면서 지역구인 자갈치 시장을 누비고 다녔다. 젊고 귀공자 티나는.. 더보기
좀스런 정치, 통큰 몽양에게 배워라 ■원희복 기자의 타임캡슐(26)한때 대형 마트에서 ‘통큰’ 시리즈가 유행했다. 거의 세숫대야 만한 그릇에 치킨을 가득 담아 7000원에 파는 ‘통큰 치킨’이나, 거의 자전거 타이어 크기만한 피자를 ‘통큰 피자’로 1만2000원에 판 것이다. 골목상권을 죽인다는 이유로 요즘은 뜸하지만 서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통큰의 반대말은 ‘좀스럽다’ 정도 될 것이다. 도량이 좁고 옹졸하다는 의미다. 요즘 정치판을 보면 바로 그 좀스러움의 극치라고 할 수 있다. 국가정보원 직원이 오피스텔에 숨어 인터넷에 ‘댓글질’ 하다 발각됐다. 선관위와 경찰이 들이 닥치자 스스로 문을 걸어 잠그고는 ‘감금됐다’고 억지를 부렸다. 경찰내부에서도 불법 수사축소 폭로가 이어졌다. 그런데도 여당은 ‘국정원 직원 인권유린’이라고 떼를 썼.. 더보기
46년전과 오늘, ‘한국 민주주의의 비극’ 엇그제,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대선이 끝난 지 6개월이 지났는데 대선 과정에 문제가 됐던 국정원 댓글과 NLL 관련 의혹으로 여전히 혼란과 반목이 거듭되고 있어 유감”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선이 끝난지 6개월이 됐지만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급기야 국방부가 가세하고 인신공격성 성명이 난무한다. 고등학생까지 가세한 시국선언은 암울한 권위주의 시절(우리가 권위주의 시절이라는 구분은 5·16 쿠데타 이후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정부까지로 본다-이는 민주화보상 관련 특별법에서 내린 유권해석이다) 지성인들이 양심을 일깨우는 용기로 인식됐다. 그래서 권력자들은 이 시국선언을 매우 두려워했다. 시국선언과 함께 평화시위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촛불시위도 다시 등장했다. 시국선언이 지.. 더보기
야당은 야당다워야 술먹을 자격도 있다 지난 7월 2일 밤 새누리당과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국회운영위원회 위원들이 여의도 음식점에서 폭탄주를 마시고 2차까지 가 러브샷까지 했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야당이 야당답지 못하다는 비난이 큰 터라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 국정원이 대통령선거에 개입하고, 남북대화록을 선거에 이용한 행위에 야당보다 오히려 국민이 더 분노하는 실정이다. 경기도 파주시에서는 야당출신 시장을 비롯한 여야 시의원들이 제주도까지 가서 폭탄주 파티를 해 논란이 많다. 게다가 17년·21년산 고급양주를 마시고 몸싸움도 벌어져 시민들로부터 욕을 먹고 있다. 10여년전에는 운동권 출신 386당선자들이 룸사롱에서 술을 퍼마신 것이 드러나 사과하는 등 논란이 됐다. 그 멤버중에는 아직도 금배지를 달고 있는 사람도 있다. 술과 정치, .. 더보기
재벌탄생과 해체…김용환과 김종인 막전막후 1972년 10월 21일 이른바 10월 유신이 헌법을 유린한 정치적 쿠데타였다면, 이보다 조금 앞선 8·3조치는 초헌법적 경제적 쿠데타였다. 8·3 사채동결 조치란 개인 재산권과 시장경제 원칙을 무시하고 대통령이 긴급명령권을 발동해 부실기업의 사채를 동결시킨 조치이다. 위헌논란을 무릅쓰고 재벌의 요구들 들어준 것이다. 바로 이 8·3조치와 관련해 최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박태균 교수가 의미있는 논문을 발표했다. ‘8·3 조치와 산업합리화 정책-유신체제의 경제적 토대 구축과정-’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8·3 조치가 재벌탄생의 기초를 제공했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이 초헌법적 조치로 권력에 순종하는 재벌을 만들고, 결국 유신체제를 공고히 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기업들을 철저히 통제하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