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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편지

오세훈 서울시장과 커뮤니케이션

참여정부가 들어서고 ‘코드’(Code)라는 말이 꽤 유행했습니다. 코드의 사전적 정의는 ‘기호를 다른 기호 계열로 표현할 때의 약속, 또는 그 기호 계열을 말한다’라고 다소 복잡하지만 쉽게 풀어보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서로의 약속’ 정도로 이해하면 됩니다.

한때 참여정부의 코드를 전기 코드(Cord)에 빗대어 “나는 아무 곳에나 다 맞는 멀티코드다”라고 말하는 공무원도 봤는데 이도 틀린 말은 아니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전기코드 역시 ‘송전된 전기를 가전제품을 가동시키는 데 필요한 연결’이라는 측면에서 ‘코드’(Code)의 정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찌됐든 ‘코드를 맞춘다’는 것은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한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사실 코드를 맞춘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요즘 시대를 지배하는 디지털이 단순한 0과 1의 조합이지만 정확히 코드를 맞추지 않으면 수백억 원짜리 슈퍼컴퓨터도 반도체 덩어리일 뿐입니다.

일을 같이 할 때 서로 커뮤니케이션 수단, 즉 코드가 다르면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더구나 각자 맡은 일이 긴박하고 중요한데 각자의 코드가 다르면 일이 되겠습니까. 우리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회전문 인사라며 코드 인사를 비난합니다만 솔직이 어느 정권, 어느 기관장, 어느 부서장치고 자기와 뜻이 다른 사람과 일하고 싶겠습니까.

결국 사회는 서로 코드를 맞추며 사는 겁니다. 좀더 냉혹하게 말하면 힘 세고 높은 사람 코드에 약하고 아랫사람이 코드를 맞추는 식이지요. 하지만 그 윗사람의 코드를 안다는 것, 그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사람의 코드는 그 사람의 삶과 의식, 세계·역사·종교관과 인맥 등 복잡한 3차 방정식을 풀어야 겨우 파악할 수 있는 겁니다.

요즘 유행하는 ‘다빈치 코드’도 천재예술가 다빈치의 그 복잡한 속내를 얼마나 복잡하게 설명하고 있습니까. 결국 한 사람의 코드를 읽는 것은 ‘다빈치의 코드’처럼 하나의 작은 우주를 이해하는 것과 같다고 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장 집무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경향DB)



지금 서울시 공무원과 산하단체, 서울시와 거래하는 관련기업이 오세훈 코드를 알아내고 이에 맞추는 데 여념이 없습니다. 1000만 서울시민도 오세훈 코드를 알고 싶어합니다. 자, 여기 오세훈 코드가 있습니다. 치열했던 서울시장 선거전에서도 공개되지 않던 오세훈의 의식과 철학, 인맥 등 오세훈 코드의 베일을 완전히 벗겼습니다. 뉴스메이커를 통해 45세 신임 서울시장 오세훈과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해 보십시오.

<원희복 편집장 wonhb@kyunghyang.com>

2006/06/12 (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