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타임캡슐

적과 동지-서청원·김무성

■원희복 기자의 타임캡슐(71)

적과 동지-서청원·김무성

 

집권당 새누리당 대표를 새로 뽑는 7·14 전당대회가 점차 가열되고 있다. 9명의 후보가 난립하고 있지만 관심은 유력 주자인 서청원 의원과 김무성 의원 간의 접전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심증을 배경으로 한 서청원 의원은 공식 선거전 시작부터 구미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이에 국립현충원을 방문한 김무성 의원은 청와대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당의 독자성을 강조하고 있다.


두 사람은 치열한 신경전에 급기야 서로를 죽고 죽이는 살생부논란까지 제기하고 있다. 서 의원 측이 먼저 김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손봐야 할 살생부 친박 3, 혹은 친박 5적의 진실을 밝히라이는 당원과 국민에 대한 협박이요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의원 측은 살생부 등은 들은 바도 없다"면서 "네거티브 공세에 대해서는 아예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윤상현 사무총장이 후보자들께서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불공정 행위를 자제하고 경선규칙을 확고히 지켜주시리라 믿는다자제를 호소할 정도이다.


그래서일까. 최근에는 서로 껴안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사실 두 사람이 이렇게 감정싸움을 하고 있지만 원래 두 사람은 같은 정치적 뿌리일 뿐 아니라, 판박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정치적 노선이 같았다. 심지어 선거법 위반이라는 전과도 같다.


1980년대 중반 YS(김영삼 전 대통령)를 도와 통일민주당으로 정계에 입문한 두 사람은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 활동도 같이 했다. 1992YS 대통령 만들기에 성공한 두 사람은 나란히 정무장관과 내무부 차관을 지내는 등 관직도 비슷하게 했다.

 

(사진=<우정은 변치 않는다>-정치인 서청원을 말한다)


1997년 대선에서도 두 사람은 함께 정치발전협의회를 만들어 특정 대권주자에 줄서기를 않고, () 이회창 후보 입장에 섰다. 사진은 1997526일 바로 그 정치발전협의회가 첫 기자회견을 하기전 간사장으로 추대된 정발협 핵심 인사들이 인사하는 장면이다

왼쪽에 김무성 의원과 가운데 서청원 의원, 복지부 장관을 지낸 김정수 의원, 그리고 맨 오른쪽이 서석재 의원이다.


모두 상도동 YS직계로 나이나 정치적 경력으로 서청원 의원이 형님 뻘이다. 사진속의 정발협 멤버중 상도동계 서열을 따지면 서석재-김정수-서청원-김무성 의원 순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사진에서 서청원 의원이 훨씬 자신감이 있어 보인다. 정발협은 당시 서울대 총장이던 이수성 후보를 대권주자로 만들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이후 두 사람은 나란히 야당의 길을 걸었다.


20085월 두 사람 모두 친박으로 분류돼 공천을 받지 못하자, 한 사람은 무소속(김무성 의원)으로, 다른 한 사람은 무소속 연대인 친박연대를 통해 당선(서청원 의원)됐다. 이후 서청원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고 고난의 세월을 보내다 19대 총선에 보궐선거로 재기에 성공했고, 김무성 의원 역시 19대 총선에서 출마를 포기하고 있다가 보궐선거로 다시 금배지를 달았다.


가만히 보면 두 사람은 거의 똑같은 정치적 행보였다. 공천탈락에, 무소속 출마, 선거법 위반, 보궐선거 당선 등 정치인이 겪어야 할 천당과 지옥을 두 사람 모두 비슷하게 겪었다.


그러나 이제 당 대표자리를 놓고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겨루고 있다. 정치적 입장도 청와대와 어떤 관계설정을 하느냐를 놓고 서로 대척점에 있는 이다. 결과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레임덕까지 연결되는 매우 의미있는 경선이다.  두 사람을 보면 정치에는 영원한 동지, 영원한 적도 없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타임캡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태하-부친 처벌, 딸이 복권?  (0) 2014.10.27
함세웅-두 추기경은 '수구'  (0) 2014.09.30
재활용 총리·'인듯~' 총리  (0) 2014.06.27
공국진의 마지막 투쟁  (0) 2014.06.18
대식가 김대중의 斷食  (0) 2014.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