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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야당은 야당다워야 술먹을 자격도 있다

지난 7월 2일 밤 새누리당과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국회운영위원회 위원들이 여의도 음식점에서 폭탄주를 마시고 2차까지 가 러브샷까지 했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야당이 야당답지 못하다는 비난이 큰 터라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 국정원이 대통령선거에 개입하고, 남북대화록을 선거에 이용한 행위에 야당보다 오히려 국민이 더 분노하는 실정이다.


경기도 파주시에서는 야당출신 시장을 비롯한 여야 시의원들이 제주도까지 가서 폭탄주 파티를 해 논란이 많다. 게다가 17년·21년산 고급양주를 마시고 몸싸움도 벌어져 시민들로부터 욕을 먹고 있다. 10여년전에는 운동권 출신 386당선자들이 룸사롱에서 술을 퍼마신 것이 드러나 사과하는 등 논란이 됐다. 그 멤버중에는 아직도 금배지를 달고 있는 사람도 있다. 


술과 정치, 사실 정치와 술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정치가(득표가) 사람의 마음을 잡는 행위라는 점에서 술만큼 편한 도구도 없다. ‘막걸리에 고무신’이 득표에 최고인 시절이 있었다. 동양에는 정치가는 호탕하게 술을 잘 먹어야 한다는 속설 비슷한 것도 있다. 





사진은 1967년 6·8총선을 앞두고 야당 공천자들이 단합대회를 하는 모습이다. 장소는 안국동 윤보선 전 대통령 자택으로 범야권 공천자 전부가 모여 결의를 다지고 한잔 하고 있다. 시원하게 막걸리를 원샷하는 의원은 류청 의원으로 보인다. 3선의 류청 의원은 ‘대머리 총각’을 부른 가수 김상희씨의 시아버지이다. 중절모를 쓰고 유리컵으로 막걸리를 마시는 모습은 영락없는 시골장터에 온 교감선생님 모습이다. 멀리 이택희 의원이 담배를 물고 무엇인가 진지하게 얘기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 오징어인지, 북어인지 열심히 안주를 손질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서민호 의원이다. 서 의원은 정말 야당다운 일화가 많은 정치인이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FTA체결에 항의해 공중부양을 한 것이나, 김선동 의원이 국회본회의장에 최루탄을 터뜨린 것은 약과이다.



서 의원은 2대 국회에 들어와 이승만 대통령에게 눈엣가시같은 존재였다. 서 의원은 1920년대 일본 와세다대, 미국 콜롬비아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투옥된 독립운동가 출신으로 이미 전북지사, 광주시장 등을 지내는 등 ‘대권주자’ 반열에 올랐다.(실제 그는 7대 대통령 선거에 입후보 했다)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부산, 누구의 사주를 받았는지 모르지만 한 육군 대위가 서 의원을 암살하려 했다. 전쟁통인 당시 정치인에 대한 테러와 암살이 다반사였다. 서 의원은 호신용 총을 꺼내 들고 육군 대위와 40분동안 총격전을 벌여 그 육군대위를 사살해 버렸다. 서 의원은 살인혐의로 군사재판에서 사형이 구형됐지만 정당방위가 인정돼 무죄로 풀려났다.


서 의원은 1965년 한일협정에 반대해 국회의원직을 미련없이 사퇴했다. 역대 의원직 사퇴서를 낸 사람은 많지만 실제 사퇴를 감행한 사람은 몇명되지 않는다. 그리고 1966년 “집권하면 북한 김일성과 면담해 대결할 용의가 있다”는 남북 정상회담을 처음으로 언급, 반공법 위반으로 2년여 옥고까지 치렀다. 


그만큼 서 의원은 싸울때 싸울줄 아는 정치인이었다. 요즘처럼 야당인지, 여당인지 헷갈리는 민주당 의원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래서 그는 우리 야당사의 한 인물로 기록되고 있다. 그런 ‘천하의 야당인’ 서민호 의원이 다소곳이 앉아 막걸리 안주를 다듬는 모습이 이채롭다.


다시 요즘으로 돌아와 보자. 야당답게 싸울때 치열하게 싸우고, 술을 마실때 마시면 뭐라하겠는가. 서 의원처럼 말이다. 그런데 요즘 민주당은 전혀 야당답지 않은 데다 여당의원과 러브샷을 하니 욕을 먹는 것 아닐까. 그리고 정치인은 주종도 정치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언론 앞에서는 막걸리를 마시고 안가에서 연예인과 함께는 양주 시바스리갈을 즐겨 마신 누구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