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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캡슐

YS·DJ가 문재인과 안철수에게 주는 교훈

요즘 대선에서 패한 민주당은 패배 요인을 놓고 이런 저런 말이 많다. 그중 빠지지 않는 것이 안철수 후보이다. 문재인측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한편에선 안철수로 단일화 했으면 승리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어찌됐든 ‘아름다운 단일화를 이루지 못했다’는 것에는 양측이 공감하는 분위기다. 하기야 대통령선거에서 패인이 어디 한두 개겠는가. 수십, 수백개도 넘을 것이다. 민주당에 비대위가 만들어져 대선패배의 원인을 심층적으로 검증한다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사진은 1971년 제7대 대통령 선거에서 제1야당 신민당 유세모습이다. 족보를 따져보면 지금 민주당의 전신이고,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선배라고 할 수 있다. 제1야당 대통령 후보가 된 김대중 후보(DJ)는 단상위에서 사자후를 토하고 있다. 단상아래에는 후보를 놓친 김영삼 의원(YS)이 앉아 있다. 그런데 앉아 있는 YS의 모습이 꽤나 흥미롭다. 버버리코트에 두 손을 찔러 넣고 다리를 꼬고 얼굴에 불만스런 표정이 역력하다. 


당시 YS는 대통령 후보가 될 것으로 자신했다. 2차 투표에서 역전패할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후보 지명 수락연설까지 써놓았던 YS의 입장에서 자신이 왜 단상에 있지 못하고 단하에서 이러고 있어야 하는지 곰곰히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결국 이 선거에서 제1야당은 패배했다. 후보에서 떨어진 YS가 적극 도왔느냐, 아니냐는 논란이 벌어졌다. 지금 문제인·안철수 논란과 일면 비슷했다. YS는 열심히 선거운동을 도왔다고 주장했지만 사진을 보면 헌신적으로 선거운동을 한 것 같지는 않다. 


가까스로 당선된 박정희 대통령은 1년후 종신 대통령 체제인 유신시대를 열었다. 대통령 선거도 사라졌다. 이 암흑의 시대, YS와 DJ는 다시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다. 그리고 우리 국민은 1987년 다시 직선제 대통령선거를 쟁취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열화와 같은 국민 여망에도 불구하고 단일화를 이뤄내지 못하고 영원히 갈라섰다. 이후 YS는 3당 합당, DJ는 JP(김종필)와 DJP연대라는 ‘변칙’으로 대통령이 됐다. 


2012년 12월 제1야당의 대선 패배에서 선배들이 벌였던 분열 논란이 재연되는 것은 비극이다. 하지만 선배들의 반목과 분열은 혹독한 ‘유신 독재’ ‘군사정권 연장’ ‘정치적 편법’을 가져왔다. 무엇보다 이때 발생한 민주세력의 양분은 두고두고 시대적 정체성을 헷갈리게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안철수 민주당 입당 요구도 있지만, 신당 창당설도 나온다. 정치를 하더라도 문재인과 안철수 두 사람은 선배의 이런 교훈을 반추하고 되새겨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이 사진속 YS와 DJ가 주는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