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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편지

한 차원 높은 담론을

지금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이 14%라고 합니다. IMF 직후 한 자릿수대 대통령 지지율을 기록한 적이 있지만 평시로는 역대 최저입니다. 3당 합당이나 DJP연대같이 ‘비정상적인 야합’ 없이 단독으로 48.9%라는 최고 지지율로 탄생한 노무현 정권의 참담한 현실입니다.

교육부총리 하나 임명하는 데도 한 달이 걸리는 것을 보면 사실 레임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정권에서 국방장관, 총리까지 했던 사람까지 비난의 목소리를 내는 ‘변절자의 등장’을 보면 정말 ‘말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국민의 입장에선 불행합니다. 임기가 있는 선출직 공직자는 필연적으로 레임덕을 만날 수밖에 없습니다. 교육부총리가 한 달 내내 빈 것에서 보듯 행정의 공백과 이완은 국민에게 직접 피해를 끼칩니다. 그래서 레임덕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것이 민주주의 성숙도이기도 합니다.

사실 많은 사람은 논리적으로 무엇을 따지기 싫어합니다. 14%의 지지율에는 “그냥 노무현이 싫다”라고 응답한 사람이 포함돼 있습니다. 항간에 나도는 ‘노무현 시리즈’를 줄줄 외는 사람도 논리적으로 과학적으로 그 이유를 대지 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최근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를 보면 논리는커녕, 억지주장만 난무합니다. 얼마전 한 인터넷 매체에서 보수와 진보 세력의 대표를 모시고 ‘끝장토론’을 벌였지만 토론이라기보다 자신의 주장만 강요하는 선전장이 돼버렸습니다.

제4세대 이동통신 시험에 성공하는 등 논리와 과학의 시대를 사는 지금, 완전히 거꾸로 가는 느낌입니다. 그래도 좀 배웠다는 사람이나 사회에 책임을 진 사람, 특히 언론은 그 원인과 결과를 논리적으로 과학적으로 따질 의무가 있습니다. 최고 득표율에서 최저 지지율로 떨어진 원인과 과정을 분석하는 것은 다음 대통령을, 민주주의를, 결국 국민을 위한 길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왜?’라는 질문을 해봤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왜, 무엇을 얼마나 잘못했기에 최악의 지지율을 기록하는가” “노 정권에 대해 ‘노’라고 말하는 사람의 심리와 배경은 무엇인가” “노 정권 주장대로 보수 언론 조작의 희생양인가” 등등 노 대통령의 지지율 14%의 정체를 다각도로 살펴봤습니다. 그 의도는 정국을 감정이 아닌 논리로, 억지가 아닌 과학으로 풀어보기 위함입니다. 이번주 ‘뉴스메이커’를 통해 논리가 통하는 한차원 높은 담론을 경험하십시오.

<원희복 편집장 wonhb@kyunghyang.com>

2006/09/11 (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