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격 하락 꼬리문 악순환…한은
한국은행은 3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주택가격 하락세가 꼬리를 문 악순환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주택가격이 10% 떨어지면 담보인정비율(LTV)이 상승하고, 이는 다중채무자가 될 확률을 3.1%포인트 늘려 33.6%로 증가한다”며 “이는 다시 연체율을 1.2%포인트 상승 시키고(2.1%) 결국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면서 다시 주택가격을 1.6%포인트 추가 하락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는 한은이 273만명의 주택담보대출자 자료를 활용, ‘주택가격 변동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이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한은은 “LTV 비율 70% 초과대출자의 3개월 이상 연체대출 비중은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라며 “주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특히 청년층과 자영업자의 부채가 매우 우려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현재 다중채무자(2개 이상 금융기관 대출자)의 25.3%가 대부업체에 돈을 빌린 것으로 분석됐다. 이 비율은 2010년 6월 말 18.0%에서 대폭 늘어났다. 다중채무자 수도 59만명에서 81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20대 청년층이 연 30% 이상 고금리 대부업체로 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2년 말 비은행금융기관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20대 청년층의 48.3%가 30% 이상 초고금리의 저축은행·대부업체를 이용했다. 이는 30세 이상 연령대(19.6%)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지난해 말 현재 비은행금융기관의 가계신용대출 규모는 51조2000억원으로 금융권 전체 가계신용대출의 33.3%를 차지했다. 이중 신용카드 대출자의 52.1%, 캐피탈업체의 80.5%, 저축은행의 84.2%가 20% 이상의 고금리를 부담하고 있다.
한은은 또 은행의 만기 1년이하 비중이 중소기업은 72.0%, 대기업이 59.1%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유럽, 일본 등 5년 이상의 장기대출 비중이 절반을 넘는 점을 감안할 때 매우 높은 수준이다.
특히 2011년 하반기 이후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비중이 지난해 말 58%까지 높아졌다.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은 일부 업종에 편중되고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이 8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경매낙찰율이 낮아 은행이 채권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한은은 “최근 자영업자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어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예상했다.
검찰 압수수색…국정원 수모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30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있는 국가정보원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국가정보기관에 대한 압수수색은 1961년 중앙정보부 창설 이래 두번째다. 첫 압수수색은 2005년 8월 과거 국가안전기획부가 불법감청·도청을 했던 ‘안기부 X파일’ 사건 수사였다. 검찰의 국정원 압수수색은 남재준 국정원장으로부터 사전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30일 14시간 조사를 마치고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단
압수수색팀은 3차장 산하 과거 심리정보국 사무실의 내부 지시와 보고 문건, 내부 인트라넷, 컴퓨터 서버 등과 관련한 전산자료 등을 확보중이다. 또 과거 심리정보국 소속 국정원 직원들의 휴대전화나 노트북 등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국정원의 자료 임의제출 형식이 아니라 실질적 압수수색”이라며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법과 원칙에 따라 사건을 처리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이날 새벽 14시간의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원 전 원장은 조사 직후 “검찰 수사에 성실히 답변했다”고 말하고 검찰청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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