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2일 국무회의를 열고 자신과 부인에게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하기로 의결했습니다. 무궁화대훈장은 국가원수급에게 주는 우리나라 최고 훈장입니다. 전두환·노태우도 국가변란 수괴 이유로 무공훈장 등 모든 서훈이 취소됐지만, 이 훈장만큼은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 훈장의 격이 높다는 것이지요.
훈장을 주는 것은 헌법에 명시된 국가원수의 고유권한이라는 측면에서 뭐라 비난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또 과거에도 무궁화대훈장을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 모두 받았다는 점에서 새로울 것이 없지요.
이 무궁화대훈장은 과거 대통령 취임식에 맞춰 수여했습니다. 그래서 과거 박정희·전두환 대통령은 취임식 때 무궁화대훈장을 목에 걸고 ‘폼나게’ 취임선서를 했지요. 보통 훈장은 메달만 금속이고, 목에 거는 줄은 천으로 돼 있지만 이 훈장만 유일하게 목에 거는 부분까지 훈장 전체가 금속(금 712g·190돈)으로 돼 있어 매우 비싸고 ‘폼’나는 것입니다.
게다가 무궁화대훈장은 붉은색 어깨띠가 있습니다. 지금도 남미의 ‘권위주의적’ 대통령제 국가는 이 어깨띠를 두르고 대통령 취임식을 하는데 ‘보통 사람’을 주창했던 노태우 대통령 때부터 이 훈장과 어깨띠를 달고 취임식을 하는 전통이 사라졌습니다.
일각에서는 ‘셀프서훈’이라고 비난하지만 무궁화대훈장이 구조적으로 ‘셀프서훈’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무궁화대훈장만 가지는 비밀이지요. 그 이유는 이 훈장이 가지는 ‘헌법적 문제’ 때문입니다. 훈장은 영전권을 가진 대통령이 수여합니다. 건국훈장, 무공훈장 모두 대통령(혹은 대신 전하는 임무를 띤 전수자)이 해당자에게 직접 주거나, 후손에게 추서하지요.
그런데 무궁화대훈장과 같이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같을 경우는 어떻게 할까요. 이렇게 큰 훈장을 국무총리나, 장관이 전수자가 될 수 없지요. 전수자라도 훈장을 주는 사람은 받는 사람보다 격이 높아야 하거든요. 이 훈장을 받는 사람이 최고 통치권자인 대통령이라서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그러면 이 훈장은 어떻게 수여했을까요. 과거에는 국가서훈을 담당하는 행정안전부 의정관이 이 훈장을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책상에 가져다 놓습니다. 그러면 처음 청와대에 들어온 대통령은 훈장을 향해 가볍게 목례를 하고, 스스로 훈장을 목에 겁니다. 물론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있긴 합니다. 그래서 이 무궁화대훈장은 목에 걸어주는 사람이 없는 유일한 훈장입니다. 많은 훈장, 포장 중 무궁화대훈장이 ‘셀프서훈’일 수밖에 없는 숨겨진 이유가 이것입니다.
스스로 최고훈장을 목에 거는 것, 좀 민망하긴 하겠지요.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은 “5년간 봉사한 뒤 후임 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증정받는 전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며 취임식때 셀프서훈을 거부했지요. 그런데 후임 대통령과 사이가 잘 안맞았는지 퇴임직전 스스로 훈장을 받고, 퇴임했습니다. 아무래도 정권이 바뀌고 ‘사이도 별로’였기 때문에 그랬겠지요.
사실 2008년 당시 한나라당은 “물러나는 대통령이 이 훈장을 받는 것은 관례라고 치더라도 대통령의 부인까지 함께 무궁화대훈장을 받아야 하는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대통령 부인에게 이 훈장을 주는 것을 비난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부부의 이번 훈장 서훈은 어찌될까요? 박근혜 당선인이 이 셀프서훈을 비난할까요? 아니면 정권재창출도 했으니(이 대통령의 국가정보원 댓글여와 서울경찰청장도 ‘불법없다’고 선거에 큰 도움을 줬으니) 박 당선인이 대통령 취임이후 ‘MB의 공로를 기리며’ 증정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지난번 특별사면 때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냐를 놓고 인수위와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싸웠던’ 것에 비추어 박 당선인이 이 대통령의 목에 이 훈장을 걸어줄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뉴스 브리핑
북한 소형·경량화 원폭 시험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2일 오후 2시43분께 “북부 지하핵시험장에서 이전과 달리 폭발력이 크면서도 소형화, 경량화된 원자탄을 사용하여 높은 수준에서 안전하고 완벽하게 진행됐다”며 “이번 핵시험은 주위생태환경에 그 어떤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핵실험 발표는 이날 오전 11시57분께 함경북도 길주군 핵실험장 인근에서 인공지진이 감지된 지 2시간 40여분 만에 나왔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이 12일 청와대에서 만나 북핵실험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북한의 제3차 핵실험 강행에 대한 대책을 협의했다. 박근혜 당선인은 “북한이 그동안 우리나라와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고와 만류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세계적으로 고립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국정원 ‘알바단 의혹’ 핵심인물 이모씨 못잡나, 안잡나?
국정원 불법대선개입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민간인 제3자 이모씨가 도주해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국정원 직원 김씨가 사이버상에서 이씨 명의로 활동한 사실을 지난해 12월부터 파악하고 있었지만 조사하지 않았다. 경찰은 뒤늦게 이씨에 대해 소환통보를 했으나, 이씨는 불응후 잠적했다.
경찰은 “지금까지는 참고인 신분의 이씨에 대한 수사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자발적으로 오지도 않고 있다”며 수사 의지가 별로 없음을 내비쳤다.
민주당은 이날 “결과적으로 경찰이 애매모호한 수사 태도가 이씨의 도주를 불렀다”며 “경찰 수뇌부와 수사팀은 자신의 직분을 다하는 것인지 되새기길 바란다”고 비난했다.
저소득층 ‘막장 베팅?’
저소득층이 빚을 내 주식이나 선물거래를 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경제적 취약계층이 불확실한 분야에 투자하는 것은 ‘막장 베팅’이라는 지적이 많다. 12일 금융투자업계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투자를 위한 담보대출 규모는 부채보유 가구당 31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15만9000원보다 96.4% 증가한 금액이다. 마이너스 통장을 비롯한 신용대출도 같은 기간 가구당 11만2000원에서 24만원으로 배 이상 늘었다.
이중 특징은 저소득층과 임시·일용직, 자영업자 가구가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줄어든 소득을 (주식ㆍ선물 투자를 통해) 어떻게든 보충해 보려는 고수익 추구 경향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의 주식·선물 투자는 손해볼 가능성이 많다는 점에서 이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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