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포커스

MB 배신…감사원에 이어 권익위·인권위 마저

명박 정부가 가장 자랑하던 4대강 사업에 감사원이 얼마전 총체적 부실이라며 ‘칼’을 댔지요. 물론 감사원은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업전부터 학계와 시민단체 등이 4대강 사업의 문제점과, 법적 절차를 지키지 않은 점을 그토록 지적했지만 감사원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문제없다’고 면죄부를 줬지요. 그러던 감사원이 공사가 완공되고, 대통령 임기가 끝날 무렵에야 ‘부실과 편법으로 얼룩졌다’고 발표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감사원의 이런 변신에 대해 “네가 그럴수가…” 혹은 “임기말 힘이 빠지니…” 라며 권력무상을 얘기했지요. 이명박 대통령도 “공무원(감사원)들은 4대강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탄식을 했습니다. 그러나 어찌하겠습니까. 임기말, 대통령 힘이 없으니까요.


 

장애인차별철폐연대, 국가인권위 바로세우기 긴급행동 회원들과 민주당 국회 운영위 소속 의원들이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현병철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그런데 이번에는 국민권익위원회가 4대강 사업에서 대형 건설사들이 담합했다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합니다. 4대강 사업에서 건설사들의 담합 역시 많은 시민단체와 언론이 이미 제기한 의혹입니다. 공정거래위도 이미 파악했던 사안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청와대와 서로 짬짜미를 했습니다.


물론 국민권익위도 꿈쩍도 안했지요. 그런데 대통령 임기가 한달도 남지 않은 최근 국민권익위가 뒤늦게 17개 건설사들이 담합했다며 검찰에 고발한 것입니다.


뒤늦은 권익위의 이런 행동은 ‘소임을 다했다’고 면피를 하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면피성 고발도 그렇지만 앞서 감사원처럼 일종의 ‘배신’이라는 느낌도 듭니다. 국민권익위는 이명박 대통령이 과거 고충위·청렴위·행정심판위를 한데 묶어 장관급으로 격상시켜준 조직입니다. 위원장, 부위원장도 모두 이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비서관으로 데리고 있던 사람이거나, 각별히 배려해 준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뒤늦게 4대강 사업에 비수를 꽂을 줄 이 대통령도 몰랐을 겁니다.


이번에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이 ‘배신’의 대열에 가담했습니다. 인권위는 7일 청와대가 민간인 불법사찰을 주도했다며 이 대통령을 공개 비판했습니다. 인권위는 이날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묵인 아래 민간인에 대한 미행·차적조회 등 불법사찰이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인권위는 대통령에게 불법사찰이 근절되도록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인권위, 참 대단한 일을 했습니다. 이미 1년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민간인 사찰 문제에 대해 계속 침묵하다가 이제서야 ‘일’을 한 것입니다. 인권위가 대통령에게 권고를 한 것은 2001년 11월 설립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막판에 확실하게 ‘한건’ 한 것이지요.


그런데 인권위 현병철 위원장이 누구입니까. 현 위원장은 인권·시민단체에서 ‘인권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임명을 반대한 사람입니다. 장애인들이 인권위에서 시위를 했지요. 그런 반대를 무릅쓰고 이 대통령은 현 위원장을 임명했습니다. 현 위원장은 위원장이 된 이후에도 ‘골칫거리’였습니다. 오죽했으면 국회에서 현 위원장의 업무보고를 거부했겠습니까. 그래도 현 위원장을 ‘신임해’ 연임까지 시켜준 사람이 바로 이 대통령입니다. 아마 이 대통령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설마 현 위원장까지…”라며 권력의 무상함을 곰씹고 있을지 모릅니다.


감사원, 권익위, 그리고 인권위 모두 법에 부여된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고 말하겠지요. 그러나 국가의 정책은 시기, 즉 타이밍이 있는 겁니다. 많은 학자와 시민단체, 언론이 문제를 제기했던 그 당시 설계를 감사하고, 담합을 조사했더라면 4대강에 20조원이 넘는 예산이 헛되이 투입되지 않았을 겁니다. 타이밍을 놓친 감사와, 조사는 직무를 유기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게다가 임기가 한달도 남지않은 대통령을 ‘난타’하면서 ‘우리 조직은 소임을 다했다’고 말하는 것은 일면 비겁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뉴스 브리핑


검찰총장 후보, 김진태ㆍ채동욱ㆍ소병철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정성진 전 법무부장관)는 7일 김진태ㆍ채동욱ㆍ소병철 3인을 추천했다. 추천위원회는 9명의 후보중 김진태(61·사법연수원 14기·경남) 대검 차장과 소병철(55·15기·전남) 대구고검장, 채동욱(54·14기·서울) 3명을 검찰총장 후보로 추천했다.


추천위원회는 “제청 대상자로 천거된 인사들의 인성과 자질 뿐만 아니라 병역, 재산 등에 대한 엄격한 검증을 바탕으로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추천된 3인은 표결을 통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마트 본사 지점 압수수색


서울고용노동청은 직원 사찰 등 부당노동 행위 의혹을 받고 있는 이마트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압수수색 대상은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와 동광주·구미·부천·신도림·동인천·수지점 등 지점 6곳, 노무 컨설팅업체 2곳 등 13곳으로 150여명을 투입했다. 


서울노동청은 이 압수수색을 통해 전산자료와 내부 회의문서, 장부 등을 확보했다. 서울노동청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특별근로감독에서 제기된 여러 혐의가 문제가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책임을 입증하기 위해 관련자를 소환하는 등 엄정히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13년만에 최대 폭락


아파트 가격 폭락이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7일 한국은행과 KB부동산에 따르면 1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 등락률이 전년 동기 대비 -4.7%를 기록했다. 이는 외환위기 회복 단계인 1999년 2월의 -8.3% 이래 가장 많이 내린 것이다. 13년만에 최대 폭락이다.



최근 한 주민이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앞 공인중개사무소에 붙은 시세표를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특히 이른바 ‘강남 3구’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서초구가 전년 동기 대비 -6.8%로 가장 많이 떨어졌고 강남구와 송파구가 각각 -6.2%로 뒤를 이었다. 지난 10월부터 3개월간 취득세 감면혜택을 줬음에도 부동산 가격하락을 막지 못한 것이다. 정부는 취득세 감면법안을 다시 상정, 1월부터 소급적용할 계획이지만 부동산 가격 폭락을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