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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박 당선인,‘왕관쓰고 대궐에 사는 여왕님?’

- 568년전 용비어천가 능가하는 시 발표


정권 초기 어느정도 ‘아부’는 이해할 수 있지요. 하지만 아부도 도가 지나치면 오히려 욕이되는 것 아닐까요. 요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여왕님’으로 묘사한 시를 발표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박근혜 지지모임이니 당연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지만 ‘여왕을 뽑았다니?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평가에서 심지어 ‘북한방송 보는 것 같다’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의 동영상은 박정희·육영수를 기리는 모임인 ‘정수회’가 지난 1월 26일 대구 제이스호텔에서 연 신년 교례회 때 발표한 시입니다. 시인 김평씨가 쓴 ‘달성 비슬산 참꽃 속 여왕님’이라는 제목의 시를 남녀 사회자가 읊는 내용입니다. 박 당선인을 ‘여왕님’으로 표현한 것부터 범상치 않지요.



지난 1월 26일 대구에서 열린 정수회 신년교례회에서 두 사회자가 박근혜 당선인에게 헌정하는 시를 읽고 있다. 티엔티뉴스 제공 (출처: 경향DB)



남녀 사회자는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를 위한 시”라며 “시를 만든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선견지명이 있는 시인이라고 평가한 김평씨”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박 당선인과 이 시를 쓴 김평씨는 이미 알고 있는 사이라는 이야기이지요.


시의 내용을 보면 참 가관입니다. 


달성 비슬산 참꽃 속에/여왕님 한 분 계시네/하늘 향한 왕관 쓰고/더없는 태양 향해/오롯이 서 있네


흰 붕대 감기운 손/마디 마디 국민의 아픔/연분홍빛 꽃잎 물결/도탐게 꽃피우네


달성 비슬산 참꽃/지구 만왕 데불고/오월의 여왕 되시어/참꽃 대궐 이루네


박 당선인을 ‘여왕님’에 비유하고 과잉일 정도의 용어를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지지모임의 헌시라고 하지만 21세기 시뻘건 대낮에 ‘여왕님’, ‘왕관’, ‘대궐’ 등 권위주의 시대를 넘어, 왕조시대, 심지어 ‘하늘’, ‘태양’ 등 초자연적 단어까지 총동원해 박 당선인을 찬양하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닙니까. 


아울러 시인 서지월씨가 이 시에 대해 “대구광역시 달성군 국회의원을 첫 관문으로 정치에 입문한 제18대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와 30만평이나 되는 참꽃군락지로 널리 알려진 명산 비슬산의 참꽃 기상을 배치해…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천지를 참꽃세상으로 열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는 ‘친절한’ 해설까지 소개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시를 낭독한 여성 사회자의 억양이 마치 북한 방송 아나운서와 비슷해 ‘북한 방송 아니냐’는 착각까지 일게 하고 있습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유옥생 총재 역시 “민족중흥을 이룩한 위대한 지도자 박정희 대통령과, 사랑과 봉사의 고결한 생애를 보내신 육영수 여사님께서도 이제 편안히 영면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를 이어 대통령이 된 것에 대한 찬사이지요.


이날 신년교례회에는 새누리당 김상훈 의원, 장화익 대구고용노동청장, 대구시 서구의회 김진출 의장, 이태근 전 고령군수 등 4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돼 있습다. 이 동영상은 대구지역 인터넷 언론인 티엔티뉴스(www.tntnews.co.kr)가 단독 보도했습니다. 


예의도 지나치면 ‘욕’이라고 했습니다. ‘달성 비슬산 참꽃 속 여왕님’이란 시를 21세기에 들어줄만한 것인지 한번 감상해 보십시오. 그리고 정확히 568년전 조선초기 만들어진 ‘용비어천가’와 한번 비교해 보세요. 


■뉴스브리핑


→김용준 총리 후보자 청문회 비상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문제가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이번에는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부동산투기 의혹, 편법 증여 의혹이 연일 확대되고 있다. 김 후보자가 판사시절 직원과 함께 직접 지방을 돌며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더욱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김용준 국무총리 지명자와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이 28일 서울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기다리고 있다./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출처 :경향DB)




특히 김 총리후보자는 체중미달과 통풍이라는 장·차남의 병역 비리 의혹이 의외의 뇌관이 될 전망이다. 김 후보자가 헌재 재판관 시절, 군가산점제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전력까지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박근혜 정부가 안보를 강조하는 정부라는 점에서 병역 비리가 사실로 드러나면 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수위 주변에는 “조용하던 동아·중앙(종편)이 앞서 의혹을 보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해 의구심이 퍼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의 ‘사실상 낙마’에 총리 후보자까지 낙마시키는 것에 대한 부담을 가졌다. 하지만 언론의 문제제기에 ‘물러서지 말고 따지자’는 임전무퇴 분위기로 선회했다.


→1인당 국민총소득 최고에 숨겨진 허상


기획재정부는 28일 지난해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1277조1백32억원으로 역대 최고라고 발표했다. 여기서 국민총소득에 연평균 환율(1126.8원)과 인구(5000만4441명)로 나눈 1인당 소득(GNI)은 2만2720달러라는 것이다. 1인당 소득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는데 왜 서민의 삶은 퍽퍽할까. 여기에는 기재부가 숨기고 있는 것이 있다.


국민총소득은 늘었지만 가계소득 증가폭은 미미한 반면, 기업이익 증가폭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1년까지 기업소득은 11.4% 늘었지만, 가계소득은 불과 8.5% 증가에 그쳤다. 기업에만 살찌우고, 돈이 서민에게 돌아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안철수는 정치적 비주류’(Political Outsider)논란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이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에 대해 ‘정치적 비주류’ ‘정치적 이단아’로 평가하면서 그의 입당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해 관심을 끌고 있다. 민주정책연구원 한상익 연구위원이 집필한 이 문건은 안철수 전 교수에 대해 1980년대 등장하기 시작한 정치적 비주류로, 1992년 대선에서 ‘정주영 후보’가 원조이고, 이후 정몽준, 문국현 후보에 비견했다. 


이런 정치적 비주류에 대해 “의회정치와 정당정치에 큰 위협요소”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 보고서는 “정치적 아웃사이더가 선거 패배 뒤 다시 정치권의 주역이 된 경우는 없다”며 “안 전 교수가 입당한 뒤 당내 혼란과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안철수 세력 지지층의 90%는 민주당 지지층으로, 무비판적으로 끌려다니면 당의 중심이 무너질 수 있다”며 “지도부의 안전성 확립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런 내용은 문희상 비대위원장의 “안 전 교수가 정치를 하려면 민주당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발언과 달라 논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