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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박근혜 인사코드…‘3ㅅ’(신뢰·실무·신비)

24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초대 국무총리 후보로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지명했습니다. 이번 인사를 보면서 이미 이뤄진 몇건의 인사와 연관지어 대략 몇가지 공통점이 나오고 있습니다. 바로 박근혜 정부의 인사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른바 ‘3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 인사 스타일은 ‘신뢰’입니다. 다시말해 ‘회전문’ 스타일이라는 것입니다. 한번 써보고 믿음을 가진 사람은 바꾸지 않고 계속 쓴다는 것입니다. 물론 노무현 정부도, 이명박 정부도 코드인사, 회전문인사 평가를 받았지요. 박 당선인도 보좌관, 비서관을 오래 기용하는 스타일입니다. ‘한번 마음을 주기 어렵지만 한번 신뢰가 쌓인 사람은 자퇴는 있어도 퇴출은 없다’는 인사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사권자의 공통된 스타일이지만 유독 박 당선인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24일 서울 삼청동 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총리후보로 지명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출처 :경향DB)


하지만 이런 인사스타일은 인력풀의 빈약함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고령에 건강도 그리 좋지 않은 김 인수위원장을 힘있게 밀고 나가야 할 초대 총리에 기용한 것은 인력풀의 빈약함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평가도 받습니다. 일각에서는 ‘초대부터 청문회가 두려운가’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기사 인사청문회를 ‘인격 도살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니, 두렵기도 하겠지요.


두 번째 인사스타일은 튀지 않는 ‘실무형’을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김 총리후보자는 지명되자 마자 소감으로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하여 대통령의 명령을 받아…”라고 자신의 업무 영역을 명확히 밝혔습니다. 이것은 ‘딱 헌법에 명시된 총리의 임무’입니다. 지극히 실무적 역할만 하겠다는 표현입니다. 실세 총리니, 아니면 정치적 야심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임명권자의 의지를 읽고 있는 것입니다. 


박 당선인은 선거기간 실세총리를 약속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역시 지키기 어려운 공약이었습니다. 애당초 면전에서 바른 말을 하거나, 좀 ‘튀는’ 김종인 행복추진위원장 같은 사람은 쓰지 않는 겁니다.


하지만 이번 김 총리 후보자 지명은 앞서 인사한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 인사,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반면교사적 측면도 있어 보입니다. 윤 대변인은 언론계에서 너무 튀고 극단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었고, 이 헌재 후보자 지명에 얼마나 관여했는지는 정확히 가늠할 수 없지만 그 역시 법조계에서 너무 극단적 평가를 받는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젊잖은 실무형’을 선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깜깜이’ 인사스타일이 이번에도 적용됐습니다. 일종의 ‘신비형’ 인사라고 할 수 있지요. 이번 인사를 통해 정치권 주변에서 거론되던 하마평은 여지없이 틀렸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너무 보안을 강조하다보니, 어디서 추천을 받고, 어떻게 검증을 하는지 모르는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아직 공식 출범하지 않아 공적인 기구의 추천과 검증을 받을 기회가 없다고 할 수 있지만, 이런 ‘신비형’ 인사스타일은 바람직 하지 않지요. 새 정부는 지난 22일 인수위가 청와대에 인사위원회를 둔고, 각 부처에 인사위원회를 두고 인사의 공정성을 담보하겠다는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현 MB 정부 인사스타일과 달라진 것이 없어요. 청와대도 인사기획관실에서 사람을 추려내고, 검증하고,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결재를 받지요. 각 부처에 인사위원회, 지금도 형식적으로는 차관이 인사위원장을 맡아 부처내 인사를 합니다. 


문제는 인사기획관, 차관이 대통령과 장관이 임명권자이고, 직계 라인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객관적인 추천과 검증이 어려운 것이지요. 과거 참여정부시절에는 공무원 인사의 경우 중앙인사위원회라는 아예 별도 조직이 공식적인 인력풀을 만들어 여기서 몇배수 추천했어요. 이중 검증 절차를 거쳐 임명했지요. 그런데도 편중·코드 인사라는 얘기가 나왔어요. 


일단 박근혜 정부의 인사코드는 신뢰형, 실무형, 신비형 스타일, 이른바 ‘3ㅅ’라고 할 수 있겠군요. 앞으로 곧 단행될 조각과 청와대 수석 임명 등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인사코드는 더욱 분명해질 것입니다.


■뉴스 브리핑


→이동흡 후보가 헛소문 피해자?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24일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해 “헛소문에 의해 피해받은 사람으로, 자진 사퇴를 시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후보자에게 자진 사퇴를 권유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생각이 없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국회 인사청문특위의 이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무산에 대해 “보고서 채택이 안되면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할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결정을 안하면 장기 표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인격살인이 예사로 벌어지는, 경우에 따라서 도살장 비슷한 인상을 준다“며 야당을 비난했다. 이러한 이 원내대표의 과도한 이동흡 후보자 감싸기에 대해 새누리당내에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 후보자의 고등학교 선배이다.


→지난해 3년이래 가장 낮은 성장


한국은행이 24일 ‘2012년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작년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011년에 비해 2% 늘었다. 2011년 성장률(3.6%)를 크게 밑돈 수치다. 한은이 당초 예상한 성장률 2.4%보다도 0.4%포인트 모자란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GDP 성장률은 금융위기 때인 2009년(0.3%) 이후 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2008년(2.3%) 이후 4년만에 다시 2%대로 주저앉았다.


경제성장률이 이렇게 낮아진 이유는 투자 위축과 수출·내수 부진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올해는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경기부양과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 회복세 등으로 상반기 1.9%, 하반기 3% 각각 성장, 연간 2.8%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르노삼성자동차 연합뉴스 (출처: 경향DB)




■뉴스메이커/“울고 싶어라”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


박태호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요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통상교섭본부가 축소, 이전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개인적 진로에 큰 장애물이 생겼기 때문이다.


박 본부장은 지난달 말 차기 WTO 사무총장에 입후보, 이달 말 정견발표에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인수위가 장관급인 통상교섭본부장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이라는 1급으로 ‘강등’했기 때문에 자신의 인생스케줄에 적신호가 울린 것이다. 박 본부장과 사무총장 자리를 놓고 경합하는 후보자는 8명으로 이중 6명이 전현직 통상장관이다.


인수위 발표 전까지는 유력후보군에 꼽혔던 박 본부장은 장관급 통상교섭본부가 축소되면서, 사무총장 후보로써 무게감도 크게 위축됐다는 평가다. 






외교부 관계자들은 ““조직 개편이 향후 박 본부장의 WTO 사무총장 후보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상하기 쉽지 않다”며 “하지만 호의적인 상황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WTO 사무총장 후보들은 3월까지 선거운동을 하고, 5월말까지 차기 사무총장을 선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