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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이동흡 누가 추천했나? "난 아니요"

지난 23일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새누리당 의원총회가 있었습니다. 당시 당 지도부는 이 후보자의 인준을 강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표적 친박인사인 이한구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회장이 도살장같다’고 주장했고, 역시 친박인 나성린 의원은 “(이동흡 후보자를 포기하면)신념을 가진 보수적 사람은 아무도 내정할 수 없다”고 강변했습니다.


하지만 청문위원을 비롯한 상당수 의원들은 고개를 갸웃뚱 했습니다. 야당 청문위원이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횡령’이라는 추궁에 평생 법을 한 이 후보자가 꼼짝 못하며, 손을 떠는 모습을 봤기 때문입니다. 이때 한 의원이 의원총회를 마치고 퇴장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디서 저런 미친×를 데리고 와서…”


정치부 기자출신인 이 의원은 기자시절 의협심 강하기로 유명했습니다. 이 의원의 이 말에서 중요한 것은 이동흡 후보자가 ‘어디서 왔느냐’는 겁니다. 요즘 정치권은 물론 공무원들도 ‘과연 이동흡 후보를 누가, 어떤 경로로 추천됐느냐’에 관심을 가집니다. 그 루트가 곧 박근혜 당선인의 ‘깜깜이 인사’를 밝혀줄 열쇠니까요.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와 황우려 대표 ,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 등이 최고중진연석회에 참석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 추천 사실을 극력 부인하는 분위기이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출처: 경향DB)





처음 이 후보자가 지명됐을 때 모든 언론은 물론, 정치권도 ‘사실상 박근혜 당선인의 첫 인사’라고 평가했습니다. 형식적으로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명했지만 실제는 박근혜 당선인이 했다는 것이지요. 이런 사실을 뒷받침하는 말이 30일 청와대발로 나왔습니다. 김용준 총리 후보자가 사퇴하자 관심은 아직도 버티는 이동흡 헌재 후보자의 거취이지요. 


청와대 관계자가 연합뉴스 기자와 통화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지명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충분히 상의한 인선”이라며 “청와대에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라 인수위나 여당의 판단에 달렸다”는 겁니다. 박 당선자가 임명했으니, 박 당선자가 알아서 풀라는 것입니다. 청와대는 다른 후보자를 1순위로 추천했으나 박 당선인이 이 후보자를 ‘낙점’했다는 얘기도 합니다. 실제 이 후보자도 헌법재판소를 떠나면서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헌재로 돌아올 것’이라며 짐까지 남겨놓고 왔다는 겁니다.


그럼 누구일까요. 누가 이동흡, 김용준 같이 ‘형편없는’ 사람을 박 당선자에게 추천해 이렇게 박 당선인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새정부 출범에 재를 뿌렸냐는 것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요즘 모두 “나는 아니야”라고 부인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마치 예수를 부인했던 베드로처럼 말입니다. 원래 정치판은 자기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서 은근히 누구를 추천했다고 얘기하는 버릇이 있는데 영 딴판입니다.


가장 먼저 ‘용의선상’에 올려 놓을 수 있는 인물이 이동흡 후보자의 고교 선배로 가장 이 후보를 옹호했던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입니다. 박 후보가 당선돼자 그의 주변에는 사람이 벌떼같이 모였다고 합니다. 게다가 그는 박 당선자가 많이 의지하는 ‘7인회’의 좌장인 김용환 새누리당 상임고문의 동서지간 입니다.


그러나 그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내가 TK이고 고교후배고 해서 그렇다는데 3년 후배라는 것도 신문보고 알았다, 그 전에 알지도 못했다”며 “내가 추천했다고 별소리를 다하는데…그러면 안된다”고 주장습니다. 이동흡 후보자와 일면식도 없고, 추천도 안했다는 것이죠.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특정업무 추진비로 콩나물을 사면 안된다”는 ‘유명한 어록’을 남긴 것으로 보아, 공식적으로 당에서 추천한 인물은 아니라는 추론이 가능하지요. 혹시 대탕평책을 쓴다고 비주류 이재오 의원에게 추천을 요청했을까요. 이재오 의원이 “인사청문회를 보니까 정말 자질 미달이다”고 평가했으니, 그럴리도 없지요.


그렇다면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같은 공식적인 당의 영입기구일까요? 이상돈 중앙대 교수는 박근혜 당선인의 추천 라인에 대해 “진실은 제가 어떻게 알겠는가?”라며 비선조직의 공직추천을 비판했으니, 이도 아닌 것 같습니다. 


이른바 7인회에서 추천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7인회란 강창희 국회의장,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 김용갑 전 의원, 김용환 새누리당 상임고문, 안병훈 전 조선일보 부사장, 최병렬 전 한나라당 부총재, 현경대 전 의원 등입니다. 이들은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 당선인 캠프에서 활동했던 원로그룹입니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에 이어, 이동흡 후보자까지, ‘언론계’와 ‘법조계’에서 극단적으로 평가받는 인물을, 그것도 현재 분위기를 모르는 인물을 ‘정확히’ 찍어 추천했다는 면에서 7인회가 유력할 것이라는 것이지요. 7인회 멤버 모두 70대 노인들이라는 측면에서 그럴듯한 추론입니다. 


물론 경험이 많은 어른에게 자문을 받는 것은 좋지만, ‘준비된 새정치인’ 박 당선인이 2013년 국정을 운영할 인재를 이런 노인분들로부터 추천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럼 누구일까요? 어찌됐든 이동흡·김용준 두 사람은 박 당선인의 수첩에 적혀있는 곳이나 인물이 추천했을 겁니다. 문제는 그 수첩의 명단을 알고 있는 사람은 본인 이외에 없다는 것이지요. 분명한 것은 아마 그 두 사람을 추천한 사람은 지금 ‘쥐구멍’에 들어가 있거나, 앞으로 다시는 박 당선인 주변에 얼씬 거리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모르지요. 박 당선인의 특징이 ‘한번 믿는 사람은 계속 믿는다’는 생각으로 또 인재 추천을 의뢰할지 모르겠습니다. 


■뉴스 브리핑


→나로호 발사 성공, 11번째 우주클럽 가입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로켓) 나로호(KSLV-1)가 30일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나로호는 오후 4시 하늘로 솟아올라 약 9분에 걸쳐 마지막 단계인 위성 분리까지 모든 절차를 순조롭게 마쳤다. 나로호는 또 고도 302㎞ 궤도에 나로과학위성을 초속 8㎞ 속도로 성공적으로 진입시켰다. 


이주호 교육과하학부 장관은 오후 5시 나로호의 성공적 발사를 공식 확인했다. 이 장관은 “2020년까지 독자적인 우주발사체를 개발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자체 개발한 우주발사체를 자국 발사대에서 쏘아올려 위성 궤도 진입에 성공한 이른바 ‘스페이스(우주) 클럽’ 11번째 회원국이 됐다.


→ 환율 마지노선 붕괴, 재계 비상


원·달러 환율이 급등해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30일 정부와 한국무역협회 등 관계기관은 환관리 종합지원대책을 긴급히 마련했다. 무역보험공사는 수출 기업의 환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환변동보험 재원을 기존 1조1000억원에서 올해 1조5000억원으로 확대키로 했다. 또 신용등급에 따라 수출액의 30∼70%까지 적용하던 기존 보험 한도를 최대 90%까지 늘리기로 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우리 수출기업들의 원·달러 환율 마지노선은 1086.2원이다. 그러나 이미 마지노선이 무너져 수출기업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방문진 “김재우 이사장 자진사퇴 권고”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30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논문 표절 및 이사회 불출석과 관련해 김재우 이사장에게 자진사퇴를 권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여야 추천 이사 8명은 만장일치로 김 이사장의 사퇴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측 김광동 이사 역시 “김재우 이사장이 신뢰를 상실하는 처신을 했다는 데 이사 다수가 공감했다”며 “이사장에게 결단을 촉구하는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재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출처: 경향DB)




김재우 이사장은 전날 이사회 소집을 취소한 채 영국으로 출국했다. 방문진 이사회는 이사장 면담과 별도로 2월 7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김재철 MBC 사장의 업무보고 불참과 관련한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김 이사장의 사퇴와 김재철 MBC사장의 경질 등 새정부 출범전 방송계 숙원이 풀리느냐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