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위기 주범 누구냐?…예측 잘못과 비리


정부종합청사를 비롯한 2만여 전국의 공공기관에 냉방이 전면 금지되고, 전등까지 꺼 사실상 업무를 할 수 없는 상황이 13일에도 이어지고 있다. 또 각 기업은 의무 절전으로 조업중단이 발생하고, 냉방 수요가 늘어날 것을 우려해 학교 개학도 연기되고 있다. 각 은행들은 중요한 금융정보를 담은 전산망이 갑작스런 정전으로 다운될 것에 대비해 단축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13일 정부세종로청사의 냉방 가동은 물론, 복도 조명마저 꺼 어두운 상태에서 공무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박민규기자



이러한 ‘국민불편’과 실제적 ‘경제 손실’이 계속되면서 ‘작금의 전력 대란에 대한 책임소재를 가려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비록 2011년과 같은 블랙아웃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지금도 큰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전력수급 예측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2년마다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짠다. 이 계획에 의하면 2012년 최대 전력수요를 6천712만㎾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 최대 전력수요는 7천599만㎾로 예상치를 13.2%나 초과했다. 이 전력수요는 2015년 예상치(7천729만㎾)보다 많은 것으로 정부의 전력수요 예측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음을 반증하고 있다.


올해 단기예측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8월 둘째 주가 올여름 최대 전력 수요시기로 잡고 비상대책 시행전 7천870만㎾로 예측했다. 그러나 예상했던 12일이 아닌, 9일 이미 최대수요가 7천935만㎾까지 치솟았다. 정부는 허겁지겁 이번주 최대 전력수요를 8천50만㎾로 올려 수정했다. 불과 1년 앞을 내다보는 단기 예측마저 큰 오차가 발생한 것이다.


장·단기 예측이 빗나가니 대응 역시 졸속일 수밖에 없다. 특기 발전소를 한기 지으려면 원전의 경우 10년 이상 걸리고, 석탄화력이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설비도 5∼6년 전에 계획이 이뤄져야 한다. 발전소 건설계획도 줄줄이 잘못 예상했다.


결정적인 문제는 지난 5월말 터진 원전 비리 사건이다.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호기에 불량 제어케이블이 사용된 것이 드러나면서 정부는 원전가동을 중단, 교체 작업에 들어갔다. 이로써 300만㎾의 공급 손실이 발생했는데,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을 지내고 케이블 교체작업을 해도 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지된 이 원전 3기는 더위가 끝난 10월 초에야 재가동될 전망이다.


결국 국민을 불편케하고, 공장 조업중단 등 실제적 경제적 손실을 일으키고 있는 전력위기의 주범은 정부의 주먹구구식 수요예측과 원전비리였던 것이다. 한 마디로 관련기관의 무능과 비리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전력위기의 주범으로 산업용 전기요금을 지목해 관심을 끌었다. 산업용 전기는 원가에도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누진제도 없어 펑펑 낭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전력 위기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지만 여전히 정부는 갈피를 못 잡고 국민에게 절전만 호소하고 있다”면서 “다수의 전문가들은 산업용 전기요금의 비현실성이 최악의 전력난을 야기했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 주장했다.



민간인 불법사찰 국가 4억2천만원 배상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이건배 부장판사)는 13일 정부의 불법 사찰로 피해를 입은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에게 4억2천592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김씨와 가족 5명은 “국가가 대통령과 정부정책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세력을 압박하기 위해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을 동원해 위법한 사찰을 실시했다”며 재산적·정신적 손해 배상금으로 총 30억6천530만원을 청구했다.


민간인 불법 사찰 피해자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 (경향DB)


이에 재판부는 국가의 위법한 사찰을 인정했고, 사찰에 가담한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진경락 전 총리실 과장 등 7명도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의 불법행위로 3년간 근무하지 못한 수익 3억8천592만원과 위자료 4천만원을 인정했다. 다만 주식을 헐값에 팔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과, 가족에 대한 정신적 위자료 부분은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