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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호 KBS 이사장… 친일 할아버지 극복 못하고 양지만 좇은 변신의 처세가 최근 오드리 헵번이라는 영화배우 이름이 인터넷 포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됐다. 이미 타계한 1950~1960년대 서양 영화배우가 뜬금없이 화제 인물로 등장한 이유는 바로 이인호 KBS 이사장 때문이다. 그는 9월 23일 전경련 주최 ‘우리 역사 바로보기’ 강연회에서 “해방 직후 박헌영의 친일파 청산은 소련의 지령 때문”이라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은 친일청산 문제에 색깔을 들이댄 ‘새로운 이론’이어서 논란이 컸다. SNS 상에서는 “그러면 친일파 등용은 미국 지령이었냐?” “보수주의자 드골이 나치 부역자 처벌한 것도 소련의 지령이었나?” “이인호 이사장 임명은 아베의 지령에 의한 것인가?” 등등 각종 패러디와 비아냥이 넘쳐났다. 다른 한쪽에서는 친일파 조부 때문에 공직에 임용될 .. 더보기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40년- 함세웅 신부, 늘 약자들의 구원자·치유자·해방자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인 1974년 9월 23일 강원도 원주 원동성당에서 가톨릭 성직자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에 참석한 신부는 300여명. 이날 세미나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긴장되고 무거웠다. 지학순 주교의 양심선언에 대해 사제들의 입장을 정해야 했다. 한참 토론한 끝에 마침내 결론이 내려졌다. “사제는 예언자적 입장을 지켜 시대적인 요구에 따라 희생해야 하며, 예언자적 입장에서 현실 참여에 뜻을 같이하는 신부만이라도 함께 행동해야 한다.” 1974년 창립결의문 낭독 이날 결의로 만들어진 행동하는 신부들의 모임이 곧 정의구현사제단이었다. 여기서 지학순 주교의 양심선언을 간략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박정희 정권의 유신체제에 저항하는 학생운동이 계속되던 시절, 원주교구 지학순 주교는 가톨릭 신도이던 .. 더보기
원세훈 전 국정원장 선거법 위반 무죄 선고한 이범균 판사… 법과 양심에 따른 ‘소신’인가, 승진에 목을 맨 ‘소시민’인가 ‘법관은 판결로 말한다’는 법언이 있다. 판결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고 구구한 변명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판결은 선배 법관에 의해 검증되고 또 변경된다. 거꾸로 후배들에 의해 검증되는 경우도 많다. 권위주의 시절 자행된 시국·정치재판은 요즘 후배들에 의해 대부분 무죄로 뒤바뀌고 있다. 또 법관의 판결은 사회적으로 계속 검증되고 역사적으로 평결된다. 특히 정치적으로 예민한 시국·정치사건 판결은 더욱 그렇다. 1959년 진보당 조봉암 당수에게 사형을 선고했던 김갑수 판사(후에 대법관까지 지냄)는 죽기 직전까지 40여년 전 자신의 판결에 대해 해명해야 했다. 1961년 혁명재판소에 차출돼 배석 심판관으로 민족일보 조용수 사장의 ‘사형’ 판결문에 ‘서명’만 했던 이회창 판사(후에 대법관을 지냄)도 마.. 더보기
함세웅-두 추기경은 '수구' ■원희복 기자의 타임캡슐(72)함세웅-두 추기경은 ‘수구’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인 1974년 9월 23일 강원도 원주 원동성당에서 가톨릭 성직자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에 참석한 신부300여명은 지학순 주교의 양심선언에 대해 토론했다. 그리고 “사제는 예언자적 입장을 지켜 시대적인 요구에 따라 희생해야 하며, 예언자적 입장에서 현실 참여에 뜻을 같이하는 신부만이라도 함께 행동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태동하는 순간이다. 여기서 지학순 주교의 양심선언을 간략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박정희 정권의 유신체제에 저항하는 학생운동이 계속되던 시절, 원주교구 지학순 주교는 가톨릭 신도이던 시인 김지하에게 도피자금을 지원했다. 당시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의 전신)는 간첩조직인 민청학.. 더보기
세월호 참사 24일 단식한 가수 김장훈 “세상과 무대는 하나” 인간적 갈등을 노래하다 4월 16일 봄 수학여행길에 시작된 세월호 참사는 여름을 지나 가을인 9월 중순까지 왔다. 5개월간 계속되는 진도 팽목항 구조작업은 잔인한 인내를 요구하고 있고, 서울 도심 한복판 광화문에서는 처절한 단식이 계속되고 있다. 세월호에서 참변을 당한 유민양 아버지 김영오씨로부터 시작된 광화문 단식은 가수 김장훈으로, 국회의원 정청래로, 많은 일반시민으로 이어지고 있다. 참사 소식에 중국 공연 중단하고 귀국 한편에서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세월호 특별법 제정 요구를 정쟁으로 몰아가려는 시도도 노골화되고 있다. 일부 무분별한 사람들은 단식에 참여한 사람들을 조롱의 대상으로 삼기까지 했다. 가수 김장훈의 단식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단식 기사에 달린 댓글 중에는 ‘본분인 가수에 충실하라’,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환자.. 더보기
문화재 제자리 찾기운동 10년 혜문 스님 ‘신물과 인연’ 때문에 속세 맴도는 운명 보통 사람들이 평생 한두 번 할까 말까한 법적 소송을 무려 170번이나 했다면? 그것도 변호사에게 의뢰한 것이 아니라 직접 일일이 소장과 준비서면을 작성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 그는 십중팔구 복잡한 이 세상에서 치열한 번뇌에 찌들어 사는 사람일 것이다. 남들은 이런 복잡한 번뇌가 싫어 산속에 들어가 중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중이 되어 그런 일을 하고 있다. 사실 그는 속세에서도 하지 않던 이런 법적 싸움을 중이 돼 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는 번뇌가 싫어 중이 되는 그런 ‘보통의’ 길을 ‘역행’하고 있는 셈이다. 바로 혜문 스님(41)이 그 사람이다. 그는 ‘문화재 제자리 찾기운동’을 10년째 하며 우리 정부 당국은 물론, 일본 법정까지 가서 치열하게 ‘소송’을 벌이고 있다. 그는 작게는 충남 아.. 더보기
7·30 재보선 동작을 후보 사퇴한 기동민… 우정 버린 정치인인가, 전략 공천 희생양인가 지난 7·30 재·보궐선거에서 동작을 지역은 한국 정치의 축소판, 아니 인생사의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준 ‘난장’(亂場·사람이 뒤엉켜 어지러운 장터)이었다. 근 한 달 정도(6월 24일 출마 선언~7월 24일 후보 사퇴)에 불과했던 선거 기간은 약육강식과 우정과 야망, 그리고 명분과 실리 등 인생사의 모든 것을 축소해 놓았다. 그 난장 한가운데에 기동민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1966년생이니 이제 만으로 마흔여덟, 말 그대로 인생의 ‘절정기’에 이른 사내다. 그는 지난 7·30 재·보궐선거에서 한바탕 불꽃같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모든 언론이 그에게 집중했고, 실제 그에게 부여된 정치적 의미도 적지 않았다. 사진에서 보듯이 그의 기자회견에서 기자가 내민 방송 마이크는 수십개였으며, 짧은 기간 동안 인터넷에 .. 더보기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사건 진실 밝힌 장경욱 변호사… 튀는 ‘종북변호사’인가, 탈북자 인권 수호자인가 8월 11일 저녁 9시 14분 서울형사지법 418호 법정. 큰 법원 건물 전체에 어둠이 깔리고 4층 복도 역시 대부분 소등됐다. 418호 법정 앞에 ‘개정 중’이라는 희미한 등불이 켜 있다. 문은 안으로 굳게 잠겨 있고, 법정 안 고성이 간간이 밖으로 들릴 뿐이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이 재판은 12시 점심식사 이후 오후 2시에 속개돼 저녁식사도 거르고 문을 걸어 잠근 채 비공개 재판을 계속하고 있다. 복도의 재판 안내판에는 제26형사부(재판장 김두수) 사건번호 2014고합000 증인심문이 명시돼 있다. 이 사건은 이른바 ‘북한 보위사령부 직파 간첩사건’ 재판이다. 이날 재판은 중앙합동신문센터 직원 5명에 대한 증인심문이 있었다. 직원 5명 중 4명은 국가정보원 직원이며, 한 명은 국군기무사 직원이다.. 더보기
역사학자 이덕일… 비주류학자의 한풀이인가 식민사관 청산의 첨병인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첫 해인 지난해 친일 역사교과서로 전국이 홍역을 앓았다. 친일식민사관에 가까운 역사관을 가진 한국현대사학회 소속 학자들이 집필한 교학사 역사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하자 국민들은 경악하고 분노했다. 다행히 이를 교과서로 채택한 학교가 그리 많지 않아 일단락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최근 문창극 총리 내정자 사태에서 친일식민사관 문제가 다시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게으른 민족의 DNA 때문에 식민지 지배를 받게 됐다’ ‘일본군 위안부 배상은 더 이상 거론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문창극의 동영상 발언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정치권은 물론 국민의 분노로 문창극은 낙마했지만 이 사건은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은 식민사관 문제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식민사학 해체 국민운동 본부’ 창립 .. 더보기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할 말 하는 관료인가 저항하는 관피아인가 박근혜 정부 정무직 인사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현직 장관이 후임자 없이 ‘면직’된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유진룡 전 장관이 그 당사자이다. 그는 7월 17일 짐을 싸들고 이임식도 없이 장관실을 비웠다. 선임 차관인 1차관도 없는 상태에서 장관을 면직한 것이다. 공무원이 업무에서 배제되는 면직에는 본인이 사표를 내는 의원면직과 임명권자의 판단에 의한 직권면직, 그리고 징계를 받아 면직되는 징계면직이 있다. 국무회의서 쓴소리, 낙하산인사 반대 유진룡 전 장관에 대해 ‘국무회의에서 입바른 소리를 해 대통령이 후임자도 없이 장관을 직권면직시켰다’는 보도가 무성하다. 하지만 사실은 알려진 것과 약간 다르다. 안전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유 장관의 경우 대통령이 직권면직 처리한 것이 아니라, 후임 정성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