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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편지

weekly경향으로 거듭납니다

1992년 5월 ‘인간시대의 사람들 이야기’라는 창간사로 태어난 뉴스메이커가 이번 호부터 제호를 weekly경향으로 바꿉니다. 우리가 제호를 바꾸는 솔직한 이유는 최근 경향신문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독립언론이 추구하는 가치를 일체화하기 위해서입니다.

따라서 weekly경향은 더 용기 있는 권력 비판, 더 정교한 시사 분석과 심층 취재, 더 참신한 기획취재 등을 통해 독자가 원하는 정보의 정수를 충실히 전달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는 16년 전 창간사에서 “21세기를 호흡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릴 것”이라고 독자에게 약속했습니다. 그래서 본지는 사람 이야기, 인물 정보에 강한 잡지라는 특장을 지금까지 지켜온 것입니다. 제호는 weekly경향으로 바뀌지만 인물 정보에 강한 시사주간지, 환경과 자연을 생각하는 녹색잡지를 만들겠다는 독자와 약속은 여전히 유효할 뿐 아니라 오히려 한층 강화될 것입니다.

지면을 개편하면서 새로운 연재물을 만들었습니다. 프런트 페이지는 주요 인물의 주요 발언을 통해 한 주를 깔끔하게 정리, 기록하는 페이지가 될 것입니다. 여론조사 전문가가 쓰는 칼럼은 과학적 정치 논평의 새로운 영역을 추구합니다. 더 정교하고 심층성을 강화한 인물연구, 새로 연재하는 ‘대한민국 新인맥’ 시리즈와 ‘톱스타의 성공 키워드’ 역시 사람을 이해하는 또 다른 차원의 창을 제공할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 성과의 현장을 찾아가는 ‘코리아 베스트원’은 대한민국의 자부심을 드릴 것입니다. ‘만다라’의 작가 김성동이 쓰는 ‘현대사 아리랑’은 님 웨일스의 ‘아리랑’을 능가하는 연재물로 그동안 잊혀진 현대사 주요 인물을 발굴, 평가할 것입니다.

요즘 세상이 어수선합니다. 고소영·강부자·S라인에 이어 경제 문제를 비꼰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라는 신조어까지 나왔습니다. 100일이 넘는 촛불집회와 종교 간 갈등, 폭력이 난무하는 방송사 사장 선임 문제, 관 속에나 들어가 있을 법한 구시대 용어와 시대착오적 작태의 부활 등 지금 우리가 어느 시대에 서 있는지 정말 헷갈립니다.

그래서 우리는 세기적 담론인 21세기 인물·상징을 점검해봤습니다. 6개월 여 동안 짜증나는 번뇌에서 벗어나 눈을 크게 뜨고, 큰 호흡으로 우리의 위치를 한 번 되돌아보자는 의도였습니다. 나무에 매달리지 말고 큰 산을 보자는 생각에서입니다. 그러고 보니 21세기라는 거대한 흐름에서 지금 벌어지는 ‘쪼잔한’ 사태는 그야말로 마차를 막겠다고 버티고 선 한마리의 사마귀꼴(螳螂拒轍)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침 추석 연휴가 있어 무심코 달려가는, 아니 정체해 있는 동안 차 안에서 읽어 보시라고 고속도로의 의미를 일깨워봤습니다. 또 가족끼리 모여 은퇴하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살 것인지에 대해 조그만 정보도 마련했습니다. 우리로 치면 잔칫상, 그것도 추석 잔칫상입니다. 나름대로 정성껏 마련했지만 많이 미흡합니다. 앞으로 더욱 분발하겠습니다.

<원희복 편집장 wonhb@kyunghyang.com>

2008/09/23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