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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편지

MB 대통령을 모시는 GB 국민

얼마 전 국회에서 여당 진성호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세워놓고 “쥐박이를 들어봤냐”고 물었더니 장관은 “안다”고 대답하더군요. 현직 대통령을 쥐에 비유한 ‘쥐박이’라는 용어가 국회 본회의 속기록에 기록된 것입니다.

2MB라는 표현도 비슷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애칭 ‘MB’에 성씨인 ‘이’자를 2자로 바꿔 이명박 대통령을 ‘2MB’로 부릅니다. 사실 2MB라는 용어는 촛불집회 때 손 팻말에 자주 등장해 이미 다 아는 용어입니다. 단지 점잖은 언론에서 이를 대놓고 쓰지 않았을 뿐이지요.특히 2MB(2메가 바이트)라는 용어는 첨단시대에 뒤처진 컴퓨터 용량이 꼭 이 대통령의 사고방식과 닮았다고 비꼬는 말입니다.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M(미터)나 K(킬로)정도 단위면 충분하지만 컴퓨터는 아주 높은 단위를 씁니다. M에서 0을 세 개 붙이면 K, 1000이 되고 여기에 0을 세 개 더하면 메가(M), 즉 100만이 됩니다. 여기에 다시 0을 세 개 더 붙이면 G(기가) 10억이 되고 다시 0을 세 개 붙이면 T(테라), 즉 1조가 됩니다. 이렇게 계속 0을 세 개씩 붙여 엑소, 제타, 요타까지 되면 0이 24나 붙습니다.

컴퓨터는 정말 놀라운 속도로 진화했습니다. 특히 개인용 컴퓨터의 진화 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1983년에 선보인 제4세대 컴퓨터는 1MB 용량으로도 엄청난 능력을 과시했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 중·후반 286을 거쳐 1990년대 386, 펜티엄2, 펜티엄4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지금 메가 수준의 컴퓨터는 아예 작동되지 않습니다. 개인용 컴퓨터도 최소한 40기가를 넘어 100기가, 조만간 1000기가, 즉 1테라(T) 바이트까지 나올 것입니다. 개인용 컴퓨터의 메가바이트 시대는 이미 10여 년 전에 끝난 것입니다.

국민은 이미 10년 전에 끝난 이 대통령의 ‘지적 용량’을 빗대 2MB라고 비야냥거리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의 정치 행태가 꼭 10여 년 전 통용됐을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 IT업계의 두 천재가 결합했습니다. 사실 두 사람이 천재냐에 대해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첨단 논리를 세우고 그것을 사업적으로도 성공시켰다는 점에서 두 사람을 천재의 반열에 올리는 것이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두 사람의 두뇌는 기가(G)를 넘어 테라(T)바이트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많은 사람의 관심은 두 천재의 결합이 낳는 2세의 두뇌 용량에 대해서입니다. 테라(T)를 넘어 페타(P), 즉 1000조 바이트가 되지 않을까요. 그 궁금증을 이번 뉴스메이커에서 풀어보십시오.

그리고 테라바이트를 지향하는 기가바이트 수준의 국민이 메가바이트 차원의 대통령을 모시고 살아야 하는 이 답답함과 참담함도 함께 확인하십시오.

<원희복 편집장 wonhb@kyunghyang.com>

2008/07/29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