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편집장 편지

이상적 인간형 찾기

세상이 어지럽다보면 이상향을 찾습니다. 고대 철학자 플라톤이 아니더라도 인류 역사는 이상국가 실현이라는 큰 이상을 향해 흘러온 것 같습니다. 보통 사람은 그 이상국가를 지도할 이상적 인물을 갈구합니다. 역사에는 이상국가를 실현할 지도자를 자처하며 등장했다 사라진 무수한 사람이 있습니다. 철학자를 자처하던 사이비 군주도 있고 선택받은 민족을 주창하던 히틀러 같은 폭압적 지도자도 있습니다. 그나마 예수나 마호메트, 석가 같은 사람은 영원한 지도자 혹은 구세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근대 이후 아니 마키아벨리 이후 이상적 인간형보다 차악의 인간형을 찾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보통사람은 언제나 이상적 인간형을 갈구합니다. 어려울수록 더 그렇지요.

그런데 현대사회에서 이상적 인간형은 무엇일까요. 플라톤처럼 선(善)으로 무장된 철학자일까요. 아니면 빌 게이츠같이 번쩍이는 아이디어로 돈을 많이 번 사람일까요.

현대에서 이상적 인간형은 머리도 좋아야 하지만 건강해야 하겠지요. 말 그대로 신체 건강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다음 조건은 무엇일까요. IQ가 높은 사람, 수치에 밝은 사람, 판단력이 뛰어난 사람, 심폐능력이 뛰어난 사람, 혈압이 높지 않은 사람…. 도대체 뭘까요.

현재 한국항공우주연구원서 우주인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지원자 수만 명 중에서 1~2명을 선발하는 중입니다. 수천만 달러짜리 우주선을 몰고 엄청난 중력을 이기며 지구를 떠나 수만㎞ 떨어진 황량한 우주에서 주어진 임무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수행해야 하는 일. 이 작업만큼 고도의 체력과 정신력을 요구하는 일이 또 있을까요. 바로 이것에 적합한 인물이 변화무쌍한 현대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가장 이상형 인간형이 아닐까요.

그래서 우주인의 선발 기준을 면밀히 따졌습니다. 신체적, 정신적, 기타 고려 요소와 기준을 취재했습니다. 독자 여러분이 이 기준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이상적 인간형에 얼마나 접근하는지를 가늠해 보기 위함입니다. 또 많은 우주인을 배출한 미국의 경우도 살펴봤습니다. 미국 우주인의 말년은 행복했는가 하는 점입니다.

오랜 역사가 말해주듯이 가장 이상적인 인간형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사람의 미래를 예측하는 일이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역사가 그랬듯이 이상적 인간형을 찾는 작업은 계속될 것입니다.

<원희복 편집장 wonhb@kyunghyang.com>

2006/12/05 (화)

'편집장 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타트, 대통령선거  (0) 2013.04.29
눈뜬 장님 정부  (0) 2013.04.29
내가 낸 세금으로 배상해?  (0) 2013.04.29
되살아나는 ‘꼴’ 보수의 망령  (0) 2013.04.29
측은 계장과 버럭 과장  (0) 2013.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