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복 기자의 타임캡슐(66)

해양부장관 노무현의 강단

 

한 달여 계속되는 세월호 참사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424일 팽목항에서 고발뉴스의 이상호 기자가 오늘낮에 연합뉴스에서 지상최대의 구호작전이라는 기사를 봤다××, 너 내 후배였으면 죽었어라는 대목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 대목에서 기레기(기자 쓰레기)’로 이어지는 측면을 봤겠지만, 기자는 그 옆에 쭈그리고 앉아있는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의 모습에 더 주목했다.


한 민간인(기자)의 호통소리에 찍소리도 못하고, 처량한 모습으로 쭈그리고 앉아 있는 모습은 진도 구조현장에 더 이상 정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마치 전쟁터에서 자원한 한 학도병의 호통에 참모총장과 합참의장이 기죽어 있는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이 장면에서 참모총장과 합참의장이 탈영하다 들킨 모습이 떠올랐다.


이 참담한 모습을 본 국민들은 우리 아이를 구해줄 구조대는 없다는 절망감이 들었을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본 부하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이런 참모총장과 합참의장을 믿고 전투 할 병사가 어디 있겠는가승객을 남기고 도망간 선장이나, 위기 상황에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장관이나 청장 모두, 무능의 민낯을 드러낸 것이다




                                                                       <사진 노무현 재단>


해양수산부 장관 리더십 얘기가 나왔으니 이주영 장관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해양부 장관 시절 리더십을 비교해 보자. 사진은 2000년 노무현 해양부장관이 해경함정을 방문해 함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이다. 매우 진지하게, 겸손한 자세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실 지금도 해양부의 비리 커넥션이 많이 드러나지만, 거대 항만공사를 위한 건설사, 재벌 해운사, 원양 어업 기업 등이 즐비한 해양부는 비리 여지가 많았다. 해양수산부 기획관리실장은 국정감사 때마다 비리를 폭로하는 국회의원 입막음하는 것이 주요 업무였다.


특히 20008월 노무현 장관은 매우 어려운 시기에 해양부장관을 맡았다. 김대중 정부의 해양수산부는 1998925일 어설프게 체결한 한일어업협정으로 전국적 시위에 직면하고, 연이여 터진 내부 비리로 장관이 6~9개월 만에 교체되는 등 거의 부 해체 요구에 시달렸다. 아마 요즘 해양부나, 해경 수준의 비난을 받았을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 취임한 노무현 장관은 취임사에서 매는 제가 맞겠습니다. 일을 하다 생긴 실수는 내가 책임질 것이지만, 일을 하지 않아 생긴 문제는 직원들이 책임져야 합니다"라며 직원들에게 용기와 책임감을 심어줘다이번 세월호 사건 때 팽목항에서 잘못한 직원들을 가려 모두 책임을 묻겠다며 자신은 아무책임이 없다는 투로 얘기한 박근혜 대통령과 천양지차 아닌가.


특히 노무현 장관 시절은 IMF 직후로, 모든 금융기관이 망가진 상황에서 금융업을 했던 수협은 부실이 더욱 심각했다. 동네 조합장이 대충 대출해 준 것이 부실해져 전국 수백 개 단위 수협이 퇴출대상에 올랐다.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에 있는 수협 퇴출을 막기 위해 해양부에 집요하게 압력과 로비를 가했다.


그 때 노 장관은 내가 책임진다, 수협과 관련된 어떠한 자료도 국회의원에게 주지 마라, 국정감사 자료도 줘선 안된다고 공언했다. 그리고 국정감사장에서 국회의원들의 자료거부에 대한 혹독한 비난과 질타를 웃으며 당당히 받아들였다. 노 장관은 나중에 "국회의원들에게 수협 부실자료를 줬다면, 수협 구조조정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무와 책임 앞에서는 당당한 자세를 보인 것이다.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 쭈그리고 앉아 있는 무능한 이주영 장관을 보면서, 노무현 장관의 책임감 있는 리더십이 생각난다. 아마 노무현 해양부장관이었으면 이렇게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속수무책 아이들이 죽는 모습을 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리더가 중요한 것이다.

오늘 고 노무현 대통령 5주기라서 더 그 때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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